나무 그늘 사이 곳곳 대형 벤치 시민 휴식 아닌 담배 피우기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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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그늘 사이 곳곳 대형 벤치 시민 휴식 아닌 담배 피우기 딱?
인천 남동구 옛 선관위 주변 거리 보행자전용도로 흡연시설로 전락
담배꽁초·쓰레기 등 방치돼 눈살 인근 대형병원 환자들도 눈에띄어
  • 박승준 기자
  • 승인 2020.08.03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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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남동구 인주대로 623번길 보행자전용도로 휴게시설이 흡연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인천시 남동구 인주대로 623번길 보행자전용도로 휴게시설이 흡연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보행자전용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을 위해 조성된 휴게시설물이 집단 흡연장소로 사용돼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일 찾은 인천시 남동구 인주대로 623번길은 옛 인천시선거관리위원회 주변 거리로 차가 다니지 않는 보행자전용도로다. 이 길에는 시민들이 보행 중 더위를 식히거나 비를 피해 쉬어 갈 수 있는 벤치가 여럿 설치돼 있다. 자연조경과 어우러져 나무그늘 아래 위치한 가로 벤치, 나무 기둥을 둘러싼 원형 벤치, 비와 눈으로부터 몸을 피할 수 있는 그늘막이 설치된 대형 벤치 등 20여 개에 달한다.

하지만 이 휴게공간 대다수가 일부 흡연자들의 전용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어 비흡연자들은 간접흡연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그늘막이 설치된 벤치에는 오래전부터 비치된 것으로 보이는 대형 화분이 재떨이로 사용되고 있고, 다른 벤치들 앞에도 대형 깡통 같은 재떨이가 두 개씩 놓여 있다. 이들 대부분 벤치 주변에는 담배꽁초, 오물, 침, 먹다 남긴 음료수 등 흡연자들이 지저분하게 이용한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 지역은 3차 병원인 길병원 응급실과 상당히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고, 다수의 재활병원들이 밀집해 있어 일부 환자들까지 환자복을 입고 흡연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고 있다.

국민건강증진법상 병원 출입구 10m 이내만 금연공간으로 정해졌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의 흡연이 법에 위촉되는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19 이후 전국적으로 병원 내 방역에 예민한 상황에서 환자들이 환자복을 입고 치료 중에 외부에서 일반인들과 어울려 흡연하는 행위는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근처에서 식사 후 인주대로 623번길을 지나던 박모(41·연수구)씨는 "최근 지속되는 비로 흡연자들의 담배꽁초가 물에 젖어서인지 악취가 진동해 마스크를 조이게 된다"며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공용 공간임을 인지하고 깨끗하게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시설물을 설치한 구청도 해당 벤치들이 언제 어떤 예산과 목적으로 설치됐는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고, 유지·관리에도 아쉬움을 남겼다.

남동구 관계자는 항공사진을 근거로 "2002년 설치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의적으로 재떨이를 가져다 두고 흡연공간으로 사용하는 것은 흡연자들의 시민의식 부족 탓인 것 같다"고 다소 소극적인 대답으로 일관했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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