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복임 군포시의회 의장
성복임 군포시의회 의장

지난 봄, 군포시를 뜨겁게 달군 일이 있었다. 가족센터 건립과 관련된 삼성마을 주민들의 집단민원이었다. 매일 수십 개의 글이 시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등 시민들의 반대 의견이 표출되며 집행부와 충돌하는 일이 발생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에 관해서는 어떠한 글도 올라오지 않고 있다. 이유는 하나였다. 

 ‘역지사지’의 소통을 통한 라포르의 형성. 끊임없이 만남의 자리를 가지면서 문제를 고민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라포르가 형성된 것이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문제 해결의 촉매제 역할을 하며 갈등이 점차 해소됐다.

 보통 민원이 발생하면 공무원은 민원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기보다는 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설득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사안에서 군포시의 여성가족과·자치행정과 직원들이 선택한 방식은 달랐다. 설명보다는 민원에 대한 충분한 청취를 우선했으며 불만에 대한 이해를 높이며 해결책을 찾으려 했던 것이다.

 집행부의 경청에 시민들도 집행부의 입장을 열린 마음으로 이해해 갔고 드디어 합의점이 도출되기 시작했다. 이 사안에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소통’과 ‘협치’를 볼 수 있었다.

 후반기 의회 의장으로 선출되고 지난 한 달간 많은 시민들을 만났다. 한 달의 시간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진리를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제 의장이 되었으니 조금 더 집행부에 대한 견제를 강화해 주세요","의회가 견제와 감시만 할 것이 아니라 집행부에 협력을 잘해주세요" 

 의장이 되고 난 후 만난 시민들이 가장 많이 당부하는 말이었다.

 민선 7기가 시작되고 많은 이들이 자치와 분권을 이야기하고 소통과 협치를 이야기한다.

 중앙의 권력을 지방에 이양하고 이양된 지방 권력을 주민과 함께 사용하는 지방자치의 핵심은 소통이다.

 분권화된 권력을 시민의 허락 없이 함부로 남용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통과 협치, 이것이 지방자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인 셈이다.

 지금은 아직 지방자치가 충분히 확립되지 않은 과도기의 시대로 보다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지방자치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각자의 위치가 아닌 상대방 입장에서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가는 ‘역지사지’의 자세가 필요하다.

 이것이 소통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앞서 서술한 사례처럼 상대방을 이해하며 끊임없이 소통하려는 자세가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긍정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며 서로의 신뢰관계를 한층 돈독하게 해줄 것이다.

 결국 소통의 목적은 협치로의 승화다. 수없이 산적해 있는 현안에 대해 소통으로 대안을 만들며 실천을 고민하는 과정 그리고 시민과 집행부, 의회가 함께 ‘소통과 협치의 거버넌스’를 구축해 의견을 쌓고 서로를 신뢰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 곧 협치다.

 의회의 본질적 역할인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오른쪽 날개라면 집행부와의 소통과 협치는 왼쪽 날개라고 할 수 있다.

 요즘과 같이 민원처리를 포함한 행정업무가 다양성과 복합성을 갖는 시대에는 양익(兩翼)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본다.

 집행부의 독주를 견제하는 일 역시 중요한 일이지만 집행부와 협력하는 일 또한 중요해진 까닭이다.

 시민과 의회 그리고 집행부와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져 서로의 신뢰관계가 형성된다면 행정의 투명성을 높임과 동시에 군포시에 산적한 문제들을 함께 고민하며 풀어나감으로써 다른 지자체에는 없는 고유의 협치 문화가 우리 군포시에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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