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 미술관 ‘아트뮤지엄 려’가 5일부터 12일까지 진귀원 개인전 ‘Heat and pressure(열과 압력)’를 오픈한다.

이번 전시는 2020 아트뮤지엄 려 공모전시 선정 개인전으로, 투명한 레진에 다양한 색을 가미해 빛을 비추었을 때 나오는 프리즘의 스펙트럼과 같이 빛의 영롱함과 아련함을 품은 작품 36점을 ‘Heat and Pressure(열과 압력)’라는 주제로 전시한다.

작가는 투명한 레진을 주재료로 사용한 조형물에 길거리의 돌멩이, 바위 등 흔한 주위의 사물들을 크리스털, 보석의 형태로 치환해 인간이 사물에 매기는 가치 기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새로운 형태의 조형미를 보여 준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은 열과 압력을 이겨 낸 결과로 얻어지는 정체에 대한 개인적인 사유를 다루고 있다.

오랜 시간의 열과 압력을 견뎌 내고 나서야 만들어지는 다이아몬드는 감별법이나 감정서 없이는 반짝이는 돌에 지나지 않는다고 작가는 생각한다. 모조품에 감별기를 통해 진위를 가리기 전이라면 보석과의 차이를 구분할 수 없다며 희소의 가치를 모른 채 그저 표면적으로 보이는 것에만 만족한다면 열과 압력을 견디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한다.

이러한 작가의 철학은 개인전 ‘Heat and Pressure’를 통해 다양한 색채와 불규칙한 형태를 가진 보석·사물을 표현한 36점의 작품에 내재돼 있다.

이번 전시는 다른 이들의 평가나 가치 경쟁을 위해 우리가 늘 해 왔던 열과 압력을 견뎌 내지 않아도 된다고 다독여 주는 작가만의 우회적인 위로의 방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작가 진귀원은 최선이라는 단어로 무한경쟁 속에 스스로를 옥죄는 현실을 사는 우리에게 한 걸음 쉬어 갈 수 있는 명분을 작품을 통해 은유적으로 만들어 준다.

여주=안기주 기자 ankiju@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