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타 지자체의 각종 재난·재해 및 경제적 어려움 극복을 위해 물심양면 지원에 나서는 등 지방의 아픔을 어루만지며 답답함을 풀어주고 있다.

수원시는 인구가 125만 명에 달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책과 행정에서도 많은 도시를 선도한다. 우리나라 226개에 달하는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규모 면에서도 가장 큰 지방자치단체다.

‘맏형’ 격인 수원시는 그에 맞는 역할을 해내기 위해 노력한다. 전국 곳곳의 지자체들이 각종 재난과 재해는 물론 특산물 판로 확보의 어려움 등을 겪을 때마다 가장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등 같은 ‘지방’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다. <편집자 주>

지난해 6월 무안 양파농가 돕기를 위해 수원시가 양파를 대량 구매한 가운데 염태영 시장이 직원 조식으로 제공된 양파 요리를 담고 있다.
지난해 6월 무안 양파농가 돕기를 위해 수원시가 양파를 대량 구매한 가운데 염태영 시장이 직원 조식으로 제공된 양파 요리를 담고 있다.

 # 상생발전을 이끄는 국내 자매·우호도시 교류

수원시는 제주시, 포항시, 태안군, 전주시 등 전국 4개 지자체와 자매·우호결연을 맺고 있다.

최초의 자매도시는 제주시다. 1997년 4월 결연이 시작됐으니 23년이 넘은 오랜 친구다. 수원화성 팔달문 모형이 제주도 우당도서관에 기증됐고, 효원공원에는 제주의 거리를 조성하는 등 초기 교류 이후 공무원 교환근무와 운동경기, 워크숍 등으로 교류가 강화됐다. 매년 개최되는 제주시 들불축제와 수원화성문화제를 두 도시가 방문하며 지역 대표 축제를 알리는 데도 노력해 왔다.

포항시와는 2009년 3월 자매결연이 공식적으로 이뤄진 뒤 포항의 대표 축제인 국제불빛축제와 수원화성문화제를 통해 매년 소통하며 돈독하고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우호도시인 태안군과의 인연도 2009년부터 이어져 지난해 태안군 복군 30주년 기념행사에 수원시장을 비롯한 대표단이 축하 방문을 하기도 했다.

전주시와는 2016년 초 지방자치단체장 모임인 목민관클럽에서 의기투합한 양 도시 시장이 자매결연을 적극 주도하면서 7월 결연이 이뤄졌고, 화성문화제와 전주시민의 날을 계기로 공식 교류가 활발하다.

이 뿐만 아니라 수원시는 봉화군과도 2015년부터 상생발전 차원의 교류를 추진하고, 올해는 거제시와 우호도시 의사를 타진하는 등 전국 지자체들과의 교류·협력 강화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 2월 중국 우한 교민을 수용한 진천군 주민들을 위해 특산품인 딸기 팔아주기로 구매한 딸기가 수원시청에 도착한 모습.
올해 2월 중국 우한 교민을 수용한 진천군 주민들을 위해 특산품인 딸기 팔아주기로 구매한 딸기가 수원시청에 도착한 모습.

# 재해·재난에 먼저 손길을 내민 ‘맏형’ 수원시

공식적인 자매도시 결연 외에도 수원시는 불가피한 자연재난·재해 상황에서 피해를 당한 지방도시들을 지원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코로나19가 일파만파로 확산되던 지난 3월 말 수원시는 용인시와 논산시에 각각 4만 장씩의 마스크를 지원했다. 당시 불안정한 마스크 수급 상황 속에서 어려움을 겪던 이웃 도시를 외면하지 않고 마스크를 빌려 준 것이다. 용인시와 논산시는 긴박했던 상황이 해결된 뒤 마스크를 반납했다. 이후에도 수원시는 논산시에 5만 장의 마스크를 지원했다.

4월 말 이천시에서 발생한 물류창고 화재 당시에는 염태영 시장을 비롯한 수원시 국장급 공직자들이 대표단을 꾸려 한마음으로 합동분향소를 문상했다. 이웃 지자체에서 일어난 불행한 사고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위로를 전하고자 노력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태풍 ‘미탁’의 영향으로 침수피해가 극심했던 강릉시에는 피해 복구를 지원하고, 침수 가구를 복구할 때 사용할 수건이 많이 필요한 상황을 시민들에게 알려 헌 수건 1천500장을 보내기도 했다.

그해 4월 초 강원도 고성군에 화마가 덮쳤을 때는 수원시 공직자와 시민이 한마음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고성 산불 현장대책본부(고성군 토성면사무소)를 찾아 이재민에게 지원할 1천만 원 상당의 구호물품(치약·샴푸·물티슈·휴지·수건 등)을 전달했으며, 공직자와 협력기관 직원 3천600여 명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금해 3천570만여 원을 추가 기탁했다.

2017년 11월 1천500여 명의 이재민을 발생시킨 포항 지진 당시에도 수원시는 이재민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자매도시인 포항에 재난이 닥치자 다음 날인 16일 즉각 현장을 방문했던 염태영 시장은 흥해실내체육관에 대피한 이재민들을 위로했으며, 수원시는 컵라면·생수·즉석밥·김치·물티슈·화장지 800인분을 지원했다. 시 공직자들은 자발적으로 모은 성금 2천554만 원을 전달하고, 포항지역에서 생산된 농·특산물을 구매해 시청 구내식당에서 활용하는 등 포항시를 적극적으로 도왔다.

같은 해 7월 기록적인 폭우로 산사태 등 수해를 당한 청주시에도 수원시의 손길은 어김없이 지원됐다. 이재민들을 위한 이불 100채와 선풍기 100대 등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공무원, 자원봉사자 등 100여 명이 복구 작업을 지원했다. 굴착기, 덤프트럭과 같은 장비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재난 극복에 힘을 보탰다.

# 지방의 어려움은 지방이 직접 돕는다

농업을 경제 기반으로 한 지자체들이 특산품 풍작으로 상품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때도 수원시는 적극적으로 도왔다.

무안군 마을공동체협의체 협동조합이 양파 판매에 도움을 달라고 요청한 지난 6월 일주일여간 수원시 공직자들은 총 5.2t에 달하는 ‘와송 품은 양파’를 구매하는 저력을 보였다. 828만 원 상당의 양이다.

지난해 4월 강원도 화재 당시 수원시 직원들이 모은 성금을 조청식 제1부시장이 기부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강원도 화재 당시 수원시 직원들이 모은 성금을 조청식 제1부시장이 기부하고 있다.

무안군 양파 팔아 주기는 두 번째였다. 지난해 여름에도 양파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무안군 농가를 지원하고자 수원시는 일주일간 시청, 산하사업소, 각 구청, 관계 기관 등을 대상으로 ‘무안군 양파 재배농가 돕기’ 운동을 전개하며 총 11.7t의 양파를 판매했다.

올해 초 코로나19로 한국으로 돌아온 중국 우한(武漢) 교민들을 수용한 아산과 진천, 음성을 응원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을 주려는 노력도 있었다. 2월 11일부터 일주일간 진천 딸기와 음성 사과 등 특산품 팔아 주기 운동으로 총 2천600만 원 상당의 판매가 이뤄졌다.

지난해 9월에는 태풍 ‘링링’으로 인해 지역 대표 축제가 취소된 장수군의 사정을 전해 듣고 ‘사과 팔아 주기 운동’에 동참해 10㎏들이 사과 1천 상자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10월에는 당진시의 황토감자를 1천100㎏ 판매하며 해당 지역 주민들의 숨통을 틔웠다.

염태영 시장은 "지방의 아픔과 답답함은 결국 지방이 잘 안다는 마음으로 다른 시·군에 도움을 주고자 노력해 왔다"며 "앞으로도 휴먼시티 수원시는 지방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지방 살리기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사진=<수원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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