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발생 이후 매출이 제로입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인천지역 여행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한두 달이면 끝날 줄 알았던 코로나19 사태가 7개월째 지속되고 있는데다, 언제쯤 종료될지 기약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달 말이면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한마저 끝난다.
 

표한주(60)티켓투어 대표도 같은 말을 한다. 4일 오전 남동구에 위치한 티켓투어 사무실에서 만난 표 대표는 "인천지역에 여행사가 400개 정도 있는데 대부분이 영세업자"라며 "힘들다 힘들다 해도 이번처럼 힘든 적은 처음이라 다들 여행업을 접어야 하는 순간이 왔다고 말하기까지 한다"고 토로했다.

평소 같으면 한창 일할 시간이지만 이날 회사는 대표 방을 빼고는 불이 꺼져 있었다.

표 대표는 "직원들은 3월부터 유급휴직에 들어갔다"며 "고용유지지원금으로 직원들 월급을 주고 있지만,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4대 보험료를 비롯해 관리비, 임대료 등을 내야 하니 버티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현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표 대표는 "서울시는 이미 코로나19 피해 여행사에 업체당 500만 원씩을 지원했지만, 인천시는 지금 신청을 받고 있다"며 "업체당 지원 규모도 30만 원에서 최대 50만 원에 불과하고, 이달 말께나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아쉬워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연장에 대해서도 속내를 털어놓았다. 표 대표는 "여행업계는 내년 하반기나 돼야 예년의 80% 수준까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장기간 매출이 없는 상태에서 한시적 고용유지지원금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감염병과 자연재해, 유가와 환율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 여행업계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그는 최근 ‘인천시관광산업발전협회’를 만들었다. 6월 창립해 현재 회원이 100명을 넘었다고 한다.

협회장을 맡고 있는 표 대표는 "여행사는 그동안 외화 유출을 조장하는 집단 이미지에 심지어 ‘사기꾼’ 이미지까지 있었다"며 "앞으로 업계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동시에 전문성도 높여 가격 경쟁이 아닌 품질 경쟁에 힘쓸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조현경 기자 cho@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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