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에서 조조를 물리친 손권·유비 연합군 내부 다툼도 흥미진진한 전쟁의 연속이다. 물론 칼과 창을 쓰는 싸움이 아니라 지략과 이를 받아치는 계략의 승부다. 그 주역이 제갈량과 주유. 특히 형주를 둘러싼 대결이 볼 만했다. 형주를 점령한 유비에게 반환해 달라는 요구가 거세지자 유비는 서천(西川)을 차지해 근거지를 마련하면 형주를 손권 측에 넘겨주겠다는 각서까지 써주는데 이를 받아온 노숙에게 주유는 호통을 치며 ‘우리가 서천을 빼앗아 줄 테니 유비는 길을 빌려주고 군량을 지원해 달라’는 명분으로 형주 공략 계책을 세운다. 이 제안에 유비가 걱정하자 제갈량이 자신 있게 말했다. "염려하지 마십시오. 덫을 놓아 맹호를 잡고 좋은 미끼로 대어를 낚는 것이니 구경하십시오." 결국 주유는 제갈량의 계책에 걸려 크게 당하고 철수하다가 36세의 나이에 생을 마친다. 

요즘 우리 정치를 보면 거대 여당은 밀어붙이고 소수 야당은 비난만 퍼부으면서 대결 아닌 대결을 하고 있다. 협치는 찾을 수 없고 양쪽 모두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와궁(덫)과 향이(미끼)는 잘 쓸 때 원수지지 않고 문제를 푸는 묘책이 안타깝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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