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책확인의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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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책확인의 소
김미애 인천지방법원 조정위원/법무사
  • 기호일보
  • 승인 2020.08.06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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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애 인천지방법원 조정위원
김미애 인천지방법원 조정위원

어느 날 고객 한 분(A)이 "기억에도 없는 B(O자산관리공사)가 9천만 원이나 갚으라고 통지서를 보내왔는데 이런 기막힌 일이 있냐!"고 흥분을 하시며 저희 사무실로 들어오셨습니다. 전후 사정을 살펴보니 A는 2014년에 개인파산 및 면책을 신청해 면책결정을 받은 바 있는데 2020년 2월 10일 갑자기 C(O신용정보(주))로부터 채권추심 수임사실 통보서라는 우편물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A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C를 기억할 수 없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는데 2020년 5월 12일 갑자기 B가 제기한 지급명령장이 도달됐다고 합니다. 그러나 A는 자신이 B나 C에게 무슨 돈을 왜 빌렸는지 전혀 기억이 안 난다고 합니다. 

이에 먼저 A에게 송달된 지급명령장을 잘 살펴보니 채권자는 C가 아닌 B였고 처음 받은 채권추심 수임사실 통보서는 B가 C에게 채권추심을 의뢰했단 내용을 보내온 것이었습니다. 지급명령장 청구 원인에서는 2010년께 D(O주택금융공사)가 A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해 공시송달로서 승소판결을 받은 바 있고 이 채권을 B가 양수했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었습니다. 이에 A에게 혹시 과거 주택을 매입한 사실이 있었는지, 있다면 보증보험에서 보증을 받은 기억이 없는지 물어보니 A는 그때서야 2002년께 O빌라를 매입할 때 무슨 보증보험에서 3천만 원 정도 보증을 서준 것 같다고 했습니다. 

당시 A는 월세로 전전하다가 자신의 집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은행과 여기저기서 빚을 내 빌라를 매입했는데 아이들이 초·중·고등학생이다 보니 교육비와 생활비도 빠듯해 매달 45만 원이나 되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1년 정도 지나 경매를 당한 적이 있는데 당시 이사 비용만 간신히 받고 쫓겨나 그 빌라에 관계된 빚은 그때 모두 청산된 줄로만 알았다고 합니다. 또한 A는 2014년 개인파산 및 면책신청을 해 면책결정을 받은 사실이 있으나 당시 채권자 목록에 B는 기재돼 있지 않았습니다. A는 개인파산 및 면책신청을 할 당시 D나 B로부터 그 어떤 채무독촉도 받은 사실이 없었다고 합니다. 

결국 A는 면책확인의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개인파산제도의 면책결정은 포괄적 면책이므로 면책 당시 채권자목록에 누락된 채권에 대해서도 면책의 효력을 다툴 수 있는데, 면책확인의 소란 파산면책 과정에서 채권자 목록을 누락해 작성했을 시 이에 대해 다시금 면책을 확인해 달라고 소송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만, 면책확인의 소에서 보호되는 채권은 면책 당시 누락된 모든 채권을 포함하는 것은 아니고, 채무자가 악의로 채권자 목록에 기재하지 아니한 청구권(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566조), 다시 말해 채무자가 면책 당시 채무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해 채권자목록에서 누락한 채권에 대해서만 신청이 가능합니다. 

면책확인의 소의 대표적인 신청 사례를 살펴보면, 오래돼 채권자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나 주민등록 말소로 독촉장을 장기간 받지 못한 경우 또는 주소와 거소가 달라 고지를 받지 못한 경우, 채권이 많아 경황이 없어 채권을 누락한 경우 혹은 채권 매각으로 현재 채권자를 파악할 수 없는 경우 이외에도 대출사의 폐업으로 채권 소재를 알 수 없는 경우, 완납했다고 생각했는데 실제 완납이 안 된 경우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면책확인의 소를 위해서는 면책결정문, 면책확정증명원, 채권자목록등본, 채무의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서류(독촉장, 부채증명서, 지급명령결정문, 판결문, 공정증서 등)를 준비해야 합니다. 위 사안의 경우, A는 우선 위 지급명령에 대한 이의신청을 14일 이내 제기해야 하며 또한 B를 상대로 면책 확인의 소를 제기해야 합니다. 그 후 지급명령에 대한 답변서로서 2014년 개인파산 및 면책을 신청한 사실과 당시 채권자 목록에 B가 누락된 사실을 기재하고 B를 상대로 면책확인의 소를 제기한 사실을 적시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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