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가족을 위해 살았다고는 하나 진정한 아버지로서 따뜻함은 없었습니다. 인천재능대 CEO요리대학에서 배웠던 요리를 모두 마스터한다는 생각보다 나 스스로 우리 가족들에게 아버지의 사랑이 담긴 음식을 해 주고 싶어서 왔습니다."

"요리를 해도 가족들이 맛이 없다고 해 포기하곤 했습니다. 이제 사업도 어느 정도 안정됐으니 제대로 된 요리를 하나라도 배워 다시금 엄마로, 아내로 되돌아가고 싶어요."

평생을 밖에서 일만 하던 아버지CEO와 자신의 재능을 키우기 위해 여장부로 사회생활을 줄곧 해 왔던 어머니CEO들이 인천재능대학교의 ‘CEO요리대학’에 입학하며 밝힌 포부다.

‘요리하는 즐거움으로 나누는 행복, 멋있는 가족, 살맛나는 공동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인천재능대 CEO요리대학은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휴식기에 들어갔으나 요리가 주는 즐거움과 행복, 정성이 가득한 요리로 주고받는 사랑 등 우리 사회 오피니언리더들이 이 모든 것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인천재능대 CEO요리대학 수강생들이 요리 수업을 듣고 있다.
인천재능대 CEO요리대학 수강생들이 요리 수업을 듣고 있다.

# 인천재능대 CEO요리대학 

인천재능대는 2015년 3월 ‘요리’를 매개로 가족들과 친해지고 고생하는 아내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자 ‘아버지요리대학’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아버지요리대학’은 양성평등 실현과 최고위과정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오는 19일부터 12월 2일까지 진행되는 제9기부터 ‘CEO요리대학(CEO Culinary College)’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동시에 인천재능대가 지향하는 AI(인공지능)를 활용한 건강관리, 이미지 브랜딩, 경영혁신 등을 주제로 한 총 4강을 포함, 기존 요리실습 10회 및 수료식 1회로 구성된 총 15회의 보다 내실 있고 깊이 있는 과정으로 확대 개편했다.

인천재능대 CEO요리대학은 지난해 12월 제8기까지 총 170명(남성 137명, 여성 33명)이 수료했으며, 이번에 개강하는 제9기는 25명이 코로나19 여파로 6개월을 쉰 후 다시 요리의 세계로 빠지게 된다.

특히 인천재능대 CEO요리대학은 총동문회를 구성해 인천재능대 재학생들에게 장학금 기탁, 지역 내 봉사활동 등 후속 활동도 활발하다. 현재 총동문회는 ㈜더가든오브 내추럴솔루션 대표인 장두식(6기)회장을 중심으로 ㈜비타그룹건축사무소 대표 손도문(5기)수석부회장, ㈜DH컴앤텍 대표 고대환(7기)상임부회장, 인천대 전 상임감사 윤용식(6기)감사, ㈜정호이앤씨 대표 최호선(2기)명예회장 등이 주요 임원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수강생들이 직접 만든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수강생들이 직접 만든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 인천재능대 CEO요리대학의 시작

4년제 대학은 다양한 최고경영자과정을 개설해 활발히 운영하고 있으며, 동문회도 활성화돼 발전기금 기부 등 대학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대학은 4년제 대학에 비해 대학 브랜드 가치 및 강사진의 전문성이 높지 않아 통상적인 최고경영자과정은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동시에 과거 가정을 도외시하고 직장에만 매진할 것을 강요하던 한국사회가 소득 증진 및 의식 민주화로 인해 직장과 가정이 균형을 이룬 ‘저녁이 있는 삶’을 희망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감안해 인천재능대는 전문대학의 강점인 ‘요리’를 중심으로 대학의 요리 관련 재능을 총동원한 합리적 가격의 맞춤형 최고경영자과정을 기획했다. 또 이 과정을 뒷받침하는 글로벌호텔외식조리과는 호텔 셰프 출신의 교수진 등 전국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학과로, 그동안 축적된 ‘요리’ 관련 노하우를 인천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의미도 있다.

‘요리하는 즐거움으로 나누는 행복, 멋있는 가족, 살맛나는 공동체’를 캐치프레이즈로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인천지역 오피니언리더 및 CEO들이 참여하는 최고위과정인 ‘인천재능대 CEO요리대학’을 2015년 시작했다.

이 과정을 통해 인천재능대는 인천 지역사회 및 시민에게서 받았던 과분할 정도의 성원에 오래 기간 축적된 대학의 ‘요리’ 관련 역량 및 성과를 아낌없이 환원해 보답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롤모델이 되고자 한다.

아울러 요리대학에 참여하는 CEO들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가정식 요리 실습 수업을 통해 삶의 활력도 찾고, 그동안 일에 매진하느라 챙기지 못했던 배우자와 자녀들에게 직접 만든 요리를 대접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갖기를 바라고 있다.

수강생들이 만든 소불고기 전골·안동찜닭
수강생들이 만든 소불고기 전골·안동찜닭

# 재미와 특별한 에피소드가 가득했던 ‘인천재능대 CEO요리대학’

CEO요리대학은 2015년 개강 후 5년여 동안 총동문회 차원의 환경정화 봉사활동, 판문점 안보 워크숍, 한·중·일 3개국 역사문화투어 등 다양한 추억들을 쌓아가고 있다.

특히 수강생이 CEO요리대학에 너무나 만족해 배우자까지 동문이 된 경우가 있다. 주인공은 허수복(7기)원우다. 그는 가풍이 엄해 요리대학 수강 전까지 일체 주방에 들어가서 식칼을 잡아본 적이 없었다고 한다. 배우자인 장묘희(2기)원우가 "시어머니가 아시면 큰일 난다"며 걱정했던 일이 있었다.

정광훈(5기)원우는 장래 조리과 진학을 희망하는 딸과 함께 수업에 참여했다. 역대 요리대학 수강생 중 최연소자라고 할 수 있다.

꽃집을 운영하는 김용란(7기)원우는 수료식을 포함한 CEO요리대학 총동문회 행사 때 예술작품에 가까운 꽃 장식을 협찬해 행사장을 크게 빛냈다.

이렇게 CEO요리대학에 참여한 수강생 대부분은 인천재능대가 아닌 다른 대학을 졸업한 원우들이다. 그럼에도 최호선 초대 총동문회장을 비롯한 총동문회 임원진은 인천재능대를 모교로 생각하고 졸업생보다 더 큰 애교심을 보여 주고 있다. 

특히 가장 어려운 수강생 모집에 있어 장두식 총동문회장, 차익정(3기)운영위원장, 이영문(4기)사무국장 등은 평생교육원과 함께 항상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 보다 차별화된 9기 ‘인천재능대 CEO요리대학’

보통 매년 두 기수씩 진행되던 CEO요리대학은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하반기에 9기가 개강한다. 그런 만큼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운영으로 수강생들을 맞이한다.

먼저 여성 수강생들도 늘어나면서 명칭부터 ‘아버지요리대학’에서 ‘CEO요리대학’으로 변경해 준비하고 있다. 또 8기까지 10회로 구성된 과정을 9기부터는 15주(인문학 4회, 요리실습 10회, 수료식 1회)로 확대 개편해 의미를 강화했다.

요리에 조예가 깊은 권대봉 인천재능대 총장은 "예전에 혼자 있을 때 사찰음식을 배운 적이 있다"며 "그때 배운 음식을 지금도 잘해 먹고 있고, 가끔 가족들에게 솜씨를 발휘하면서 점수를 많이 따고 있다"고 요리를 배우게 된 배경을 말했다.

이어 "요리는 종합예술이자 백세시대에 꼭 필요한 분야로 참 많은 장점이 있다"며 "요리를 하면 잡념을 없애 몰입하게 되고, CEO요리대학처럼 더불어 요리를 하면 동료애를 통한 집단감성을 상승하게 하는 매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권 총장은 "앞으로 CEO요리대학은 실습을 통한 교육만이 아닌 요리를 하고, 음식을 같이 먹고, 여유가 있으면 포장해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먹을 수 있도록 하는 형식으로 진행하겠다"고 덧붙였다.

# 인천재능대 이주미 평생교육원장 인터뷰

"과거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가르는 하나의 매개가 됐던 ‘요리’는 이제 직장과 가정이 균형을 이루는 사랑의 매개체가 됐습니다."

인천재능대 CEO요리대학을 총지휘하고 있는 이주미(뷰티케어과 교수)평생교육원장은 CEO요리대학을 새로운 시작과 함께 차별화된 전문경영자과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이 원장은 "최근 가족들에게 요리를 해 주고 싶다는 CEO들이 남성·여성 구분 없이 많이들 관심을 가져주고 있다"며 "그동안 아버지로, 밖에서 일하는 어머니로 살면서 존재감을 잃었던 CEO들이 더 늦기 전 자신의 존재를 되찾아 가족들에게 돌아가고 싶어 하는 마음으로 요리대학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며 CEO요리대학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또 "요리를 배우면 언젠가 혼자일 때를 대비한 삶의 준비는 물론 나중에 누구에게 음식을 해 주면서 느끼는 즐거움까지 만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원장은 수강생들의 평가를 중요시 여기고 있다. 그는 "CEO요리대학 수강생들의 반응은 처음 시작할 때는 ‘신기하다’이고, 수료하고 나면 ‘금세 끝나서 너무 아쉽다’고들 한다"며 "공식적으로 설문조사를 한 바는 없지만 총동문회 행사 때 원우들에게 물어보면 ‘기존 수업만으로는 부족하다, 좀 더 배웠으면 좋겠다’며 많은 칭찬과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하며 큰 자부심을 나타냈다.

매번 수강생 모집이 어렵다는 이 원장은 "총동문회 및 대학에서도 적극 홍보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는 바람에 강좌를 주관하는 평생교육원에서 정말 힘들게 모집활동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 SNS 노출, 동문 인맥 활용 등 다양한 방법들을 총동원해 수강생들이 직접 찾는 강좌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통해 10기부터는 찾아다니는 수강생 모집이 아니라 모집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예비후보까지 받을 수 있을 정도로 하고 싶다"는 작은 바람을 전했다.

최유탁 기자 cyt@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