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에서 신축 중인 강화 불은파출소가 높은 콘크리트 벽으로 출입문까지 보이지 않는 등 이상하게 지어지고 있어 지역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5일 인천강화경찰서에 따르면 강화군 불은면에 위치한 불은파출소가 노후되자 인천경찰청은 예산 5억4천만 원을 확보해 총면적 200㎡, 지상 2층 규모로 신축하고 있으며 이달 말 완공 예정이다. 현재 공정률은 98%이다.
하지만 장애인을 비롯해 노약자, 어린이 등의 이동편의를 위한 통행로에 2m가량의 높은 콘크리트 벽이 설치돼 파출소 건물을 가릴 뿐 아니라 전체적인 미관도 저해하고 있다고 주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주민 A(65)씨는 "이전 파출소 건물은 외부에서 잘 보여 주민들에게 편하게 다가왔는데, 새로 지어지는 건물은 2m 높이의 콘크리트 장벽이 파출소 앞을 가로막아 폐쇄된 공간으로 느껴져 거리감이 든다"고 지적했다.
경찰관 B(52)씨도 "최근에는 주민친화적 환경을 위해 있던 담장도 허물어 화단으로 만드는 등 지역주민과 소통하는 협업치안에 힘쓰고 있는데, ‘장애인 출입로 확보’라는 이유로 규정에도 맞지 않는 콘크리트 장벽을 설치하는 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말했다.
장애인단체 소속 C씨는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2조 1항 ‘장애인 등의 통행이 가능한 접근로에 휠체어 사용자가 통행할 수 있도록 접근로의 유효 폭은 1.2m 이상으로 하여야 한다’고만 규정돼 있지 높이의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꼬집었다.
공사 설계·업자 선정·감독까지 모두 책임지고 있는 인천경찰청의 사업 관계자는 "규정상 높이는 1.2m까지 되는 줄 알고 있다. 높이가 2m인 것은 완공되지 않아 알 수 없고, 확인해 보겠다"며 소극적인 대답으로 일관했다.
한편, 신축 불은파출소는 사유재산 무단 점유로 인한 민원으로 공사가 한 달여간 지연돼 당초 이달 말 완공 예정이나 9월로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불은파출소 경찰들은 불은면 주민자치센터에서 임시파출소를 운영 중이며, 숙직실 및 샤워시설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1년 가까이 근무하고 있다.
강화=김혁호 기자 kimhho2@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