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 토론토 블루제이스 1선발투수 류현진(33)이 새 팀 이적 후 시즌 세 경기 만에 첫 승리를 수확했다. 머리를 짧게 깎고 각오를 다진 효과가 드러났다. 2-1로 이긴 토론토는 3연패에서 탈출해 시즌 성적 4승5패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정규리그 선발로 나서 5이닝 동안 삼진을 8개나 솎아내 무실점 역투했다.
류현진은 2-0으로 앞선 6회 승리 요건을 안고 토머스 해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애틀랜타의 추격을 1점으로 막은 구원진의 계투에 힘입어 토론토가 2-1로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승리투수가 됐다.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첫 승리를 따낸 류현진은 개인 통산 승수를 55승(34패)으로 늘려 김병현(54승60패 86세이브)을 밀어내고 역대 코리안 빅리거 다승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이 부문 1위는 124승(98패)을 남긴 박찬호다.
류현진은 그간 좋은 기억이 없던 애틀랜타에서 통산 첫 승리를 거둬 겹경사를 누렸다. 류현진은 전날까지 애틀랜타 원정 3경기 2패, 평균자책점 4.96을 기록하고 있었다.
류현진은 이날 공 84개를 던져 52개를 스트라이크로 꽂았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6㎞를 찍었고, 평균자책점을 5.14로 크게 떨어뜨렸다. 지난 두 번의 등판에서 모두 5회를 넘기지 못하고 조기 강판해 1패, 평균자책점 8.00이라는 저조한 성적표를 쥔 류현진은 이날 ‘괴물투’로 주변의 우려를 말끔히 지웠다.
류현진은 8명을 오른손 타자로 내세운 애틀랜타 타선을 단 1안타로 봉쇄하고 우리가 알던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안타도 3루수 브랜던 드루리가 포구 위치를 잘못 판단해 내준 내야 안타였다.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던져 탈삼진 8개 중 6개를 잡았다. 다만, 바깥쪽에 후한 대신 몸쪽 스트라이크에 박한 주심 판정 탓에 볼넷을 3개 내준 게 유일한 흠이었다.
다시 ‘에이스’로 돌아온 류현진은 경기 뒤 화상 인터뷰에서 "지난 경기보다 체인지업, 직구, 컷 패스트볼(커터) 등이 좋아졌다. 구속도 지난 등판보다는 올랐지만 예년 수준만큼 좋아져야 한다"며 "볼넷을 많이 허용하고 있는데, 그것도 줄여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류현진은 투구 수 84개 중 체인지업을 32개 던졌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는 날카로운 체인지업으로 삼진 6개를 잡은 장면은 이날 호투의 백미였다.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도 시속 145㎞(90마일)로 7월 31일 워싱턴 내셔널스전 시속 142㎞(88.4마일)보다 3㎞가량 올랐다. 하지만 빅리그 개인 평균 직구 최고 구속인 시속 146.5㎞(91마일)에는 미치지 못했다. 그는 "구속은 점점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힘이 붙는 것 같다. 잘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커터도 류현진이 원하는 수준에 다가가고 있다. 그는 "앞선 2경기에서 던진 커터는 내가 원하는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슬라이더처럼 구속은 느리고 각은 큰 공이었다. 내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이었다. 캐치볼 등을 하면서 조금씩 변화를 줬다. 오늘 경기에서는 커터가 잘 들어갔다"고 밝혔다.
한편, 추신수(38·텍사스 레인저스·사진)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원정 경기 1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1회초 좌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1회 선두타자 홈런은 지난 1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이어 2개째다. 추신수의 선두타자 통산 홈런 수는 36개로 현역 중 찰리 블랙먼(콜로라도 로키스), 조지 스프링어(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함께 이 부문 공동 선두에 올랐지만, 팀은 4-6으로 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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