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청사 모습. <인천시 제공>
인천시청사 모습. <인천시 제공>

박남춘 인천시장의 인사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박 시장이 당선 후 인사 혁신을 위해 새로 도입한 인사팀장(5급) 공모제가 임기도 채우지 못한 채 유야무야되면서 시 안팎에서는 다양한 비난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다면평가에 대한 불만도 불거지는 상황이다.

6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2018년 10월 시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인사팀장을 공모하고 100% 다면평가를 거쳐 임용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행정직 3명과 기술직 1명이 공모해 성실성과 직무수행능력, 신뢰도, 대외협상력 및 청렴도 등 4개 항목에 1~5점을 주는 방식의 다면평가로 A씨를 인사팀장으로 확정했다. 공모제 인사팀장은 임기 동안 전보와 승진이 금지되는 조건이 있었다. 임기는 2년이다.

그러나 시는 지난달 20일 A씨의 임기를 보장하지 않고 상수도사업본부로 발령했다.

이를 두고 시 직원들은 또다시 인사의 신뢰를 깨트렸다며 실망하고 있다. 박 시장이 야심차게 추진했던 인사팀장 공모제를 통해 임용된 A씨의 임기를 보장하지 않은 이유와 공식 채널을 통한 설명 없이 공모제를 없앤 이유에 대한 직원들의 해명 요구에 시는 묵묵부답이다.

시의 한 직원은 "A씨는 금지 조건 때문에 동기들과 달리 승진도 못 했는데 임기도 못 채웠다"며 "당시 행정관리국에 승진자가 몰린 것이 논란이 돼 공모제를 만들더니 이제 와서 슬그머니 입맛에 맞는 사람을 인사팀장에 앉힌 것을 이해할 수도 없지만, 제도가 바뀌었으면 내부 방침이나 결재에 따라 공지를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시장을 신뢰할 수도 없고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시의회에서도 시의 오락가락하는 인사시스템을 문제 삼고 있다.

한 시의원은 "박 시장이 청와대 인사수석비서관 출신이어서 직원들은 더욱더 인사의 공정성을 기대했는데 또다시 신뢰를 깨트렸다"며 "직원들이 믿을 수 있도록 혁신안과 내부 의견 등을 혼합해 새로운 인사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다면평가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시의 한 간부직원은 "다면평가는 근무했던 직원 50명이 점수를 주기 때문에 업무능력 등이 반영되지 않고 인기투표처럼 될 우려가 있다"며 "또한 형식적인데다 대상자마다 질문이 달라 공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모제는 요구하는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 사람들이 임용되는 단점이 있어 생겼다 없어졌다 할 수 있다"며 "다면평가와 대면평가 등의 방식을 포함한 설문을 8∼9월 진행한 후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인사계획을 다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호 기자 ych23@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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