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시가 인근 지자체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이천시 공공화장장 건립 부지 선정’ 발표를 잠정 보류했다.

엄태준 시장은 지난 7일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예정됐던 이천시 공공화장장 건립 부지 선정 발표를 미뤘다.

엄 시장은 "현재 이천시는 공설 화장시설이 없어 시민이 장례를 치르려면 인근 시·군 공설화장장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을 겪고 있다"며 화장장 설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는 지난해 7월 이천시 화장시설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10월 화장장 후보지 공모를 통해 공설화장장 유치를 희망한 6개 마을을 대상으로 올해 1월부터 공모지 타당성 용역에 착수했다.

최근 이천시 화장시설 건립추진위원회는 용역보고서를 전달받고 5일과 6일 이틀간 6개 후보지역을 돌며 마지막 점검을 마치고 7일 객관적인 평가 기준에 따라 가장 적절한 위치를 선정, 최종 후보지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6개 마을 중 일부가 여주시와 이천시 경계에 위치했다며 여주시민들이 반발하자 엄태준 시장이 이날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지 선정을 연기하고 여주시와 우선 협의 입장을 밝혔다. 

엄 시장은 "여주와 인접한 해당 부지가 선정된다면 이웃 여주시민들의 염려와 불편이 있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 최선책은 용역사에서 보내온 용역보고서를 개봉하지 않고 여주시와 여주시의회, 여주시민들과 만약 그곳으로 선정됐을 때 이천시에서 여주시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상의하고 협의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22일까지 여주시 및 여주시민들과 이천시 공설화장장 건립과 관련된 협의를 추진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도 "이천시민과 여주시민의 상호 노력 협의에도 불구하고 협의점을 찾을 수 없는 경우에는 부득이하게 24일 이천시 화장시설 건립추진위원회에서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한편, 시는 2011년 인센티브 30억 원을 내걸고 화장장 후보지를 공모했으나 주민들 간 의견이 갈리면서 화장장 건립이 무산돼 이천시민들은 용인이나 원주·충주지역의 화장장을 찾아 원정 장례를 치르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천=신용백 기자 syb@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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