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가족의 고통 ‘치매’, 25개 기관이 함께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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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가족의 고통 ‘치매’, 25개 기관이 함께 나선다
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 기호일보
  • 승인 2020.08.10
  •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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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이재현 인천시 서구청장

고통이 극심하다는 암보다 더 무섭고 두려운 질병이 있다. 바로 ‘치매’다. 치매는 환자 본인의 몸과 마음을 황폐화시키는 것뿐 아니라 가족의 삶을 무너뜨림으로써 사회경쟁력까지 약화시킨다. 우리나라의 경우 치매환자가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꼴이다. 언제든지 나와 내 가족이 겪을 수 있는 흔한 질병인 셈이다. 

나 역시 그렇다. 평소 늘 긍정적인 에너지와 온화함이 넘치셨던 장모님이 안타깝게도 치매 초기에 들어서셨다. 아내는 친정 가는 날이 많아지고 변해 가는 장모님의 모습에 속상해하며 눈물 흘리는 횟수가 잦아졌다. 장인어른도 자주 답답함을 토로하신다. 한솥밥을 먹으며 동고동락하던 가족이 어느 날부터 갑자기 다른 말과 행동을 하고 평범한 일상을 낯설어하는 모습을 지켜본다는 건 엄청난 고통이다. 환자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이 치매를 인정하기까지 가슴 아픈 날들이 계속 이어진다. 이건 질병이기에 사위인 나는 받아들여지지만 아내와 장인어른은 장모님의 변화를 인정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치매환자에 대한 치료와 돌봄만큼이나 환자 가족들이 최대한 침착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인천 서구 역시 치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서구의 65세 이상 치매 유병률은 전국 및 인천시보다 낮은 편이지만 그럼에도 9.57%로 10%에 육박한다. 추정 치매어르신은 올해 4월 말 기준으로 5천312명에 달한다. 여기서 꼼꼼히 살펴볼 부분은 정상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의 경우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10~15%가 결국 치매 판정을 받는다는 점이다.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22.23%로 65세 이상 어르신 10명 중 2명이 속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전국 최초로 민관 16개 기관이 협력하는 ‘뇌청춘 노후든든’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환자와 가족, 유관기관 간 역할을 분담하고 보완해 치매를 통합 관리하기 위해서다. 더불어 전국 최대 규모의 치매안심센터를 직영함으로써 치매 조기 검진 및 예방, 안심돌봄 등 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이다. 조직 개편을 통해 치매돌봄과를 신설, 구 차원에서도 선제적으로 치매를 적극 관리해 나가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역별 어르신 인구 비율에 맞춰 가정동에 위치한 치매안심센터 외에 북부권역을 담당할 검단분소와 남부권역을 담당할 가좌분소를 운영하려고 한다. 서구 최초로 구립 치매 전문 장기요양기관(주야간보호센터)도 신설해 치매환자와 가족을 위한 전문 서비스를 집중 제공할 방침이다. 

치매는 사전 예방 및 돌봄 가족 프로그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사회 통합 돌봄을 강화하고자 협약기관을 기존 16개에서 25개로 늘려 본격적인 치매 정복에 나서는 중이다. 공공기관과 노인복지기관, 사회복지기관, 의료기관, 종교기관 등 관내 유관기관이 모두 모여 치매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성당·교회·사찰과 공공노인복지시설 등 어르신 다중집합장소에서 조기 검진 및 인지 강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치매환자 가족에게도 치매에 대한 올바른 이해부터 환자를 돌보는 방법까지 심층적인 지원을 펼친다. 

협약기관 중 한 곳인 어느 병원장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최근 25개 기관이 모여 진행한 토론회에서 기관별로 치매 사례를 말하는 과정이 절절하게 다가와 제대로 된 역할을 해내야겠다고 다짐하셨다고 한다. 이처럼 25개 기관이 합심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원활한 소통을 지원할 전용앱 및 플랫폼의 활성화, 치매등급에 따른 관리체계 등을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서구는 25개 기관이 함께 나서 치매로부터 가장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치매공동체의 진가가 지역 곳곳에서 발휘돼 행복한 노년,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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