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아하는 일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다."

좋아하는 일을 사업으로 키워 내는 것은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여기에 더해 그 사업을 통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의 인정을 받기란 여간해서는 어렵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우수 여성기업으로 꼽힌 지스아쿠아는 이처럼 꿈 같은 일을 해내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보경 대표가 취미로 하던 수족관 관리에서 착안된 지스아쿠아의 다양한 제품들은 우수성을 인정받아 미국과 유럽, 중국 등 다양한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남다른 열정으로 시작된 지스아쿠아의 제품 개발과 사업 확장까지 모든 과정을 김보경 대표에게서 들어봤다.

에그텀블러
에그텀블러

# 동호회 활동에서 시작된 사업 아이템

김보경 대표가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에는 관상어 동호회에서 다양한 어종을 기르는 활동이 있었다. 아프리카 탕가니카 호수에 사는 물고기들을 취미로 키우는 동호회 활동에서 얻었던 경험을 사업으로 확장하고자 수족관 판매업체에서의 2년 근무 경력을 더해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본인이 취미활동을 통해 직접 체험한 불편함을 개선하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는 입에 알을 넣어 키우는 특성을 가진 마우스브리더라는 어종의 부화율을 끌어올리는 방법이 없을까 고심했다. 이전까지 마우스브리더는 약 20개의 알을 입에 넣어 부화해 왔는데, 자연적으로 부화하는 비중은 4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입에 있는 알을 보호하느라 제대로 된 먹이활동을 하지 못하는 어미들도 안타깝게 죽는 경우가 허다했다.

김 대표는 어미 마우스브리더를 보호하면서 많은 알이 부화될 수 있도록 수족관 벽면에 붙이는 인공부화기를 고안해 냈다. 스펀지 필터가 장착된 입수구를 통해 수족관 물을 거르고 기포기를 넣어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바뀌자 부화기간이 14∼30일로 단축됐고 부화율은 90%를 넘겼다.

동호회에서 호평을 받은 것을 발판 삼아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했고, 사업 시작 10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 동안 지스아쿠아의 제품은 관상어 문화를 즐기는 계층의 특별한 관심을 받고 있다.

에그텀블러
에그텀블러

# 부화율을 올린다, 지스아쿠아 에그텀블러

지스아쿠아가 생산하는 대표적 제품은 인공부화기(에그텀블러)이다.

지스아쿠아의 에그텀블러는 물고기 양식산업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맥도날드 형태의 어란부화기를 응용해 간단하게 수조에 장착, 가동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제품으로 개발됐다.

물고기 알의 필수적 요소는 적절한 수온, 빛, 일정한 수류, 풍부한 산소, 좋은 수질의 물이다. 지스아쿠아의 제품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스펀지바이오 여과기를 연결해 산소가 풍부하고 알이 넓게 잘 굴러갈 수 있도록 고안됐다. 특히 깔끔하고 투명한 유리재질로 만들어 부화 상태를 육안으로 잘 확인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14년 지스아쿠아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양산형 관상어용 인공부화기인 ‘지스텀블러 ZET’는 개발된 해에 미국 내 최대 규모인 ‘글로벌 펫 엑스포(U.S Global Pet Expo)’와 ‘슈퍼주(Superzoo)’에서 최고 신제품상 수상작으로 선정됐으며, ISO9001과 ISO14001 인증까지 받았다.

이베이를 통해 제품을 알리자마자 3개월 만에 미국의 관상어 용품 회사인 코발트(COBALT) 아쿠아틱스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미국 시장 개척에도 성공했다.

이후 몇 차례의 단점을 보완하는 디자인 작업을 통해 지금은 전 세계에서 팔리는 인기 상품이자 필수 아이템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 비해 관상어 문화가 훨씬 활발한 영국의 ‘practical fish keeping’이라는 대표적 매거진은 지스아쿠아의 에그텀블러 제품을 면밀히 검토한 리뷰를 여러 장에 걸쳐 소개하기도 했다. 특히 이 제품에 4.5점(5점 만점)의 평가를 내리면서 우수성을 인정했다.

여과기 제품
여과기 제품

# 순수 국산 기술로 제작된 여과기

에그텀블러를 통해 전 세계 관상어계의 눈길을 사로잡은 지스아쿠아는 다양한 수족관용 제품으로 개발영역을 넓혔다. 최근 들어 각광받고 있는 제품은 여과기이다.

‘지스 버블 바이오’라는 이름으로 개발된 여과기는 각종 오·폐수 처리 및 어류 양식시스템의 여과 방식으로 널리 쓰이는 MBBR 테크놀로지를 관상어용 수족관에 맞도록 세계 최초로 개발된 생물학적 여과기이다.

소형 여과기에 적합한 초소형 유동성 여과재를 자체 개발했다. 수족관용으로 개발된 지스아쿠아의 여과재는 작은 크기임에도 산업용 제품들에 비해 매우 넓은 표면적을 갖고 있다.

공기 중의 산소를 여과균 및 바이오필름에 직접적으로 공급시키는 구조적 특징으로 인해 물속의 용존산소를 이용하는 고전적 여과 방식보다 탁월한 여과효율을 보인다. 또한 유막 생성을 억제하고 투명한 수질과 벽면의 이끼 생성을 억제하는 등의 효과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수족관을 유지·관리하는 입장에서는 손쉬운 관리를 가능하게 하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지스아쿠아의 제품은 타 제품들이 중국 등에서 OEM으로 생산되는 것과 달리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국내에서 생산된다는 점에서 높은 내구성도 자랑한다.

최근 표절한 제품들이 일부 출시되고 있음에도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지스아쿠아의 제품은 여전히 전 세계 시장을 매료시키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라는 특수한 환경 속에서도 상반기에만 지난해 매출을 뛰어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더 넓은 북미와 유럽, 아시아 시장으로의 성장에 기대가 모인다.

정진욱 기자 panic82@kihoilbo.co.kr

사진=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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