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장례문화가 급속히 변하고 있다. 가족과 친지만 참석하는 검소한 장례부터 빈소를 별도로 마련하지 않는 장례도 생겼다. 게다가 화장률이 90%에 육박하고 있는 현실에서 화장시설은 매우 중요한 공공시설물이 됐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 이천시는 지난해 7월 이천시화장시설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같은 해 10월 화장장 후보지를 공모했다. 그 결과, 6개 마을에서 공설화장장 유치를 희망했고 올해 1월부터 신청한 마을들을 대상으로 타당성 용역에 착수했다.

최근 이천시화장시설건립추진위원회는 용역보고서를 전달받아 6개 후보지역을 돌며 마지막 점검을 마쳤다. 객관적인 평가 기준에 따라 가장 적절한 위치를 선정, 최종 후보지 발표만이 남아 있었다. 그 과정에서 유치 희망 마을 일부가 여주시와 이천시 경계에 위치했다며 여주시민들이 반발하며 이천시청 앞에서 연일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엄태준 시장은 지난 7일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지 선정을 미루고 여주시와 우선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주와 인접한 해당 부지가 선정될 시 발생할 이웃 여주시민들의 염려와 불편을 해결하려는 의지로 보여진다. 

용감한 사람은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비겁하게 도망가지 않는다고 배웠다. 도망간다거나 피한다고 해서 그 상황이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시간이 지나면 다시 그런 비슷한 상황이 다가오기 때문에 정면 돌파만이 답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누군가의 도움을 받거나 도망치고 나면 그 다음에 발생하는 일을 대할 때 더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힘들더라도 한 번 호되게 겪고 나면 용기가 생기게 된다.

아무쪼록 이천시의 노력이 허사가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천시민들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하루속히 다가오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여주시민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결단을 내린 엄태준 시장에게 박수를 보내며, 양 도시가 그동안 쌓아온 우애가 더욱더 돈독히 다져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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