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연원마을 현대아파트 특대위 주민들이 인근 주거용 오피스텔 건립소식에 건설현장을 찾아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용인 연원마을 현대아파트 특대위 주민들이 인근 주거용 오피스텔 건립소식에 건설현장을 찾아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온 나라가 물난리로 고통을 겪고 있는 마당에 아파트 옹벽 바로 옆에 주거용 오피스텔을 짓기 위해 말뚝 박기 작업을 한다는 게 말이나 됩니까?"

"평상시에도 비만 오면 옹벽 틈새로 물이 쏟아져 노심초사하고 있는데, 옹벽 위에 지상 10층짜리 건물을 짓기 위해 공사를 하면 불안해서 살 수 있겠어요?"

13일 오전 10시 40분께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550의 8 일대 주거용 오피스텔 신축공사장 입구는 공사차량과 현장 관계자, 공사를 저지하려는 인근 주민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이었다.

시에 따르면 W신탁과 T건설㈜은 지난해 9월 해당 부지에 지하 3층·지상 10층, 건축총면적 2천700여㎡ 규모의 주거용 오피스텔을 짓겠다며 건축허가를 받았다. 현재 기초공사인 말뚝 박기 작업을 하기 위한 사전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인근 연원마을 현대아파트 입주민들은 특별대책위원회를 꾸려 공사장 인근에서 집회를 이어가는 등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대위 측은 5가지 이유를 들어 해당 부지 건축허가의 부당성을 지적한다.

공사장 주변은 현대(424가구), 삼성(316가구), 벽산(1천576가구) 등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녹지공간이 턱없이 부족한데도 해당 부지가 2003년 임야에서 대지로 지목이 변경된 점을 들어 전형적인 난개발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또 주거용 오피스텔 건축부지는 급경사의 정상부에 위치한데다 동절기 도로 결빙이 심해 시에서 원격제설살포장치까지 설치한 장소인데도 해당 부지를 드나드는 가감속 차로도 확보하지 않은 졸속행정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특대위 측은 현대아파트 자체 옹벽도 높은데 또다시 이중으로 옹벽을 설치하고 그 위에 지하 3층·지상 10층짜리 건물을 짓는다는 건 시민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안전불감증 행정이라고 힐난했다.

특대위 관계자는 "일조권 및 사생활 침해, 도시미관 저해는 차치하고라도 이중 옹벽 위에 우뚝 선 지상 10층짜리 건물을 바라보고는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며 "(주거용 오피스텔)건축을 허가한 것은 용인시장이 연원마을 주민들을 매일 폭행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시는 "주민 불편이 없도록 관리·감독에 철저를 기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용인=우승오 기자 bison88@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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