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에서 서울과 경기도 용인 교회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18일 인천 부평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이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 대상에 포함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지만 정작 감염 확산에 결정적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들의 비협조로 방역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8일 시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교회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32명, 용인시 우리제일교회 관련 확진자 5명 등이다. 사랑제일교회 확진자 32명 가운데 17명은 직접 교회를 방문한 뒤 양성 판정됐고, 나머지 15명은 교회 관련 확진자의 가족 등 2차 감염인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일부 확진자의 주거지와 동선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뒤 17일 확진 판정을 받은 435번 확진자는 주소지가 부평구 십정1동으로 등록했으나 실제로는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아 정확한 주소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35번 확진자는 중국 국적으로 동선에 대해서도 자세한 진술을 하지 않고 있어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하는 중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14일 긴급재난문자를 통해 이달 7∼13일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교인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했지만 이를 따르지 않는 확진자들로 인해 추가 감염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428번과 429번 확진자를 포함한 5명은 9∼12일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이후 코로나19 진단검사 대상자라는 연락을 받고도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434번 확진자는 15일 부평구 청천2동의 한 가정을 방문해 4시간 동안 아이를 돌본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수칙을 따르지 않은 비슷한 사례가 계속 이어지면서 시는 이들을 매개로 한 2차·3차 감염이 확산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426번 확진자는 16일 남동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체 체취를 하고 17일 오전 8시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 확진자는 같은 날 오전 주안동 소재 개인사무실에 출근했다가 오후에는 타 지역의 병원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확진 판정을 받은 423번 확진자는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동구 송현동과 화평동 소재 PC방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한 시간 남짓 머무르기도 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17일 SNS를 통해 "일부 교인들의 비협조로 코로나19 검사와 역학조사에 어려움이 있다"며 "방역수칙을 어기거나 방역당국에 협조하지 않는 비상식적인 행태에 대해선 행정이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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