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수 전 인천시교육감권한대행
권진수 전 인천시교육감권한대행

교육부는 8월 11일 예비 교원의 미래교육 역량을 강화하고 공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대학에 미래교육센터를 설치하는 ‘교원양성대학 원격교육 역량강화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 사업은 7월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사업’의 하나로 지난 3차 추경에 반영한 예산 33억 원을 투입한다. 교육대 및 국립대 사범대학을 대상으로 8월 말까지 공모를 거친 후 올해 10개 대학을 시작으로  2022년까지 총 28개를 설치할 예정이다.

 미래교육센터는 원격수업 실습실, 콘텐츠 제작실 등의 기반 시설(인프라)을 포함해 예비교원들이 원격교육 환경 아래 교육 내용과 방법, 수업 설계 및 시연 등을 통해 원격교육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예비교원은 미래교육센터를 통해 온라인 학급관리, 팀티칭 등 원격교육 환경에서 필요한 각종 교육 방법들을 배우기 위해 수업 모형 연구, 학교 현장과 연계한 전문적 학습공동체 등에 참여하게 된다. 또한, 원격 멘토링 봉사 등을 통해 소외계층·지역 학생을 위한 원격 학습 관리 등 학습 결손 예방과, 학습자 맞춤형 방과후학습도 지원할 계획이다.

 교육부의 이번 계획은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해 예비교원의 원격교육 관련 역량을 배양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 계획 취지가  달성돼 새롭게 펼쳐질 환경 변화에 교육이 잘 적응하고 나아가 가능하다면 교육이 적극적으로 선도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면에, 이번 사업계획에는 몇 가지 적잖은 문제점이 눈에 띈다. 하나는 센터설치 대상에 사립대학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교육대학과 국립대학의 사범대학만을 대상으로 했다. 사립대학에서도 적잖은 수의 교원이 양성되고 있다. 국립대학에 재학하는 예비교원에게 원격교육 역량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사립대학 예비교원에게도 필요하다. 미래교육센터 설치 대상에 사립대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보완해야 한다. 발표 내용에 이에 관한 언급이 없기에 하는 지적이다. 

 다른 하나, 센터는 향후 운영에 있어서 그 프로그램을 주로 원격으로 운영했으면 한다. 원격학습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원격교육 능력이 길러질 것이기 때문이다. 노파심이지만 비사범계인 교직과정 이수 학생도 당연히 원격교육 역량이 필요한 만큼 센터는 이들도 교육 대상으로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서두르지 말고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했으면 한다. 11일에 사업계획을 발표하고 월말까지 대상 대학을 확정한다는 건 시간적으로 무리해 보인다. 발표 내용에 따르더라도 미래교육센터가 수행하게 될 기능은 간단하지 않다. 그러므로 센터는 잘 준비된 곳에 설치해야 하고 제대로 운영돼야 한다. 대학에 준비시간을 충분히 주는게 바람직하다. 더구나 모든 대학이 아니라 공모 과정을 거칠 예정이니 응모 준비기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 아마도 4학년인 예비교원에게 한 학기밖에 남지 않았다는 시간적 제약 때문으로 보이지만, 무엇이든 졸속처리는 득보다 실이 많은 법이다.

 센터가 없는 채로  마주한 올해 온라인 개학을 맞아 현장 교사와 학생들은 당황하고 어수선해 하면서도 최선을 다했고 잘 대처했다. 필자가 보기엔 교육현장의 역량을 믿어도 된다. 센터가 한두 해 후 설치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제대로 된 미래교육센터를 설치해 체계적으로 예비교원을 양성해야 장기적으로 득이다. 원격교육을 단순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대안으로서가 아니라 대면교육을 넘을 수도 있는 새로운 정규교육 방식으로 승화시키려는 큰 그림을 그렸으면 한다. 속도보다 제대로에 방점 찍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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