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천 개의 파랑」은 진보하는 기술 속에서 희미해지는 존재들을 그린 소설이다. 발달한 기술이 배제하고 지나쳐 버리는 이들, 엉망진창인 자본 시스템에서 소외된 이들, 부서지고 상처 입은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이들에게 선명한 색을 덧입힌다.

소설 속에서는 동물과 로봇, 인간이 종을 넘어서 연대하고 회복한다. 하반신이 부서진 채로 폐기를 앞둔 휴머노이드 기수 ‘콜리’는 안락사당할 위기에 처한 경주마 ‘투데이’를 살리기 위해 애쓰고, 소프트 로봇 연구원이라는 꿈을 잠시 접어둔 채 방황하는 ‘연재’는 우연히 들른 경마공원의 마사 한구석에서 콜리를 발견한다. 또 연재의 언니이자 휠체어를 타는 ‘은혜’는 다리를 잃은 경주마 투데이에게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낀다. 여기다 불의의 사고로 소방관 남편을 잃고 은혜와 연재 두 딸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보경까지 「천 개의 파랑」은 상처 입고 약한 이들의 서사를 아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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