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인천시청의 한 부서에서 공무원들이 마스크를 벗고 업무를 보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19일 인천시청의 한 부서에서 공무원들이 마스크를 벗고 업무를 보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에 나선 인천지역 공공기관들이 정작 제집 단속은 못해 눈총을 받고 있다. 기본적인 실내 방역지침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데다 청사 출입관리가 허술한 곳도 눈에 띄였다.

코로나19 방역조치 강화 첫 날인 19일 시 본청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근무 중인 직원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본청 1층부터 5층까지 위치한 각 부서 사무실에서 일부 직원들은 마스크 없이 전화를 받거나, 3~4명씩 테이블에 모여 회의를 했다. 심지어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본부가 꾸려진 2층 대강당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에 걸친 ‘턱스크’를 한 직원들이 다수 보였다. 마스크를 미착용한 직원들은 복도에 무리지어 있거나 지하 매점을 이용하기도 했다.

같은 날 인천시청 별관격인 연수구 미추홀타워는 사무실에서 마스크를 낀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상황이 더 심각했다.

각 부서입구에 방문자의 마스크 착용을 강조하는 안내가 붙어있지만, 정작 직원들은 아랑곳 하지 않았다. 마스크 미착용이 익숙해서인지 일부 직원들은 마스크 없이 밀폐된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자연스럽게 화장실을 이용했다.

밀집된 사무공간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은 기초단체 역시 마찬가지였다.

한 사무실 공간에 최대 40명 넘게 근무하는 남동구청의 경우 다수의 직원들이 이날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턱에 걸치는 등 올바르게 착용하지 않았다. 밀집도가 높은 한 부서 사무실은 다른 과 직원 및 민원인들이 흡연실로 가는 지름길로 이용되는 등 많은 사람들이 수시로 들락날락 해 감염 노출에 대한 우려가 더 심하다. 이밖에 연수구와 계양구, 미추홀구 등 청사에서도 1층 입구에서 체온측정과 마스크 확인 등을 해놓고 실내에 들어가면 마스크를 벗는 직원들의 모습이 확인됐다. 이미 일부 기초단체에서는 청사 내 마스크 미착용을 우려하는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됐음에도 출입명부를 제대로 받지 않는 공공청사도 있었다. 시와 시의회는 지난 코로나 방역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지난 6월부터 본관 정문과 별관 두 곳에서 QR코드를 찍거나, 출입명부를 작성하게끔 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방문자의 신분을 확인한 시와 달리 시의회는 어떠한 절차나 확인 없이 출입이 가능했다. 외부인이 단체일 경우 방문 일정에 따라 명부확인을 하고 있지만 개인방문자까지 일일이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공공청사 내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 수도권에서 코로나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데다, 이날 서울시청에서 확진자까지 나오면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시는 이날 전 직원을 대상으로 사무실 안팎에서 마스크 착용을 요청하는 메일을 보내는 등 지침을 준수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고 꾸준히 전달해 왔기 때문에 지금은 많이 착용한다"며 "사회적거리두기 2단계 격상에 따라 오늘도 관련 내용을 직원들에게 안내했다"고 말했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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