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해결보다 더 중요한 것, 문제를 제대로 찾고 정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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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해결보다 더 중요한 것, 문제를 제대로 찾고 정의하기
이영선 인하대 교육학과 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20.08.24
  • 10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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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선 인하대 교육학과 교수
이영선 인하대 교육학과 교수

문제해결은 이 시대의 인재가 갖춰야할 필수적인 역량이다. 문제해결의 중요성은 유아교육부터 대학교육, 사회나 조직에서의 교육과 훈련에서 폭넓게 강조되며,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 방식의 교육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나에게 1시간이 주어진다면, 55분 동안 문제를 찾고 5분 동안 그것을 풀 것이다." 아인슈타인이 한 말이다.

문제를 푸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쏟아온 우리에게 매우 극적인 말처럼 들리겠지만, 문제를 찾아내고 정의하는 것의 중요성을 함축하며 강조하는 말이다. 잘 정의된 문제는 때로는 그 안에 답이 있고, 해결은 매우 명백하고 확실하다. 문제를 적절하게 정의함으로써 문제를 풀기 쉬워질 뿐 아니라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드는 시간과 돈, 자원을 절약할 수 있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엘리베이터 제조기업인 오티스는 엘리베이터의 속도에 대한 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보다 강력한 모터와 윤활시스템을 개발해 적용했지만, 불만은 나아지지 않았다.

이때 한 직원이 엘리베이터에 거울을 설치하자는 아이디어를 냈고, 고객의 불만은 개선될 수 있었다. 엘리베이터 사용자들이 거울의 자신을 보며 느린 속도로 인한 지루함을 덜 느끼게 됐고, 결론적으로 속도에 대한 불만은 줄어들었다. 엘리베이터의 속도보다는 ‘기다리는 시간=불편함과 힘듦’이 문제라고 정의했고 이를 해결하고자 한 결과다.

비슷한 예로,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느라 오랜 시간 기다려야하는 공항이용객의 컴플레인을 도착게이트에서 출국심사대, 그리고 짐 찾는 곳의 경로를 조금 길게 재구조화고 이동하는 경로에 미술품이나 새로 출시된 기기나 상품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부스 등을 설치해 조금 더 걷지만 덜 기다리는 구조로 공항을 디자인한 사례(The work more, wait less innovation) 역시 좋은 문제 정의에서 해결에 이른 성과로 볼 수 있다.

기존 해결책의 범위와 익숙함의 틀 안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솔루션적 사고 대신 사용자 입장에서 본질적인 원인과 해결책을 고민하는 것을 디자인적 사고라고 한다.

오티스의 엔지니어들은 표면에 드러난 문제의 원인으로 엘리베이터의 속도에 주목했고, ‘느린 속도를 높이면 불만이 해결된다.’는 가설을 가지고 기술력으로 그것을 증명하고자 했다. 이는 매우 현실성 있는 소수의 아이디어에 집중한 결과다.

반면 디자인적 사고는 훨씬 더 사용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그 맥락과 문화적 공감에 집중한다. 정말 중요한 것은 빨리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엘리베이터 안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힘든 것이고, 내 짐이 빨리 도착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짐을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다시 문제를 찾고 정의하는 단계로 돌아가서, 우리는 문제를 바라보는 많은 상황에서 습관적으로 해결책 자체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예산이 부족해’ 새로운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일할 사람이 없어서’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문제이다. 문제를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특정 해결책을 내포하는 문제의 정의이다. 예산 부족은 ‘돈’으로 사람부족은 ‘채용’으로 해결책이 제시되지만. 이러한 문제정의는 문제 이해에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해결책 역시 제한시킨다.

그럼 문제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여러 가지 타당하고 효과적인 방법이 있겠지만, 확산적 사고를 위해 문제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진술해보는 것이다.

‘문제는 ~이다’보다는, 문제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에서 구체적인 정의가 이뤄질 수 있다. ‘무인시스템은 사용이 불편하다’보다는 ‘사용을 위한 안내가 너무 길고 복잡하다’, ‘사용 단계가 많고 어렵다’, ‘문제가 있을 때 물어볼 사람이 없다’, ‘시스템에서 제공되는 모니터의 글씨가 너무 작다’ 등 여러 문제에 대한 표현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교육적·심리적·물리적 영역 등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를 정의하고 접근해 볼 수 있다.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가진 사용자가 누구인지, 이것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의 어려움이 얼마나 큰지, 무엇이 가장 큰 불만과 어려움인지에 주목하는 것이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첫 번째 스텝일 것이다.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더 커진 다양하고 많은 문제 속에서 살고 있는 세대로서, 오늘도 어디선가 무언가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우리, 그래서 우리는 제대로 된 문제를 풀고 있는 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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