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인천시 부평구 갈릴리 교회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교회 신도 중 한 명이 부평구청 직원으로 확인되면서 직원 1100여 명이 검체 검사를 받았다. 사진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당일 갈릴리 교회 전경.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지난 22일 인천시 부평구 갈릴리 교회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교회 신도 중 한 명이 부평구청 직원으로 확인되면서 직원 1100여 명이 검체 검사를 받았다. 사진은 집단감염이 발생한 당일 갈릴리 교회 전경.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인천시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강도 높은 대책을 시행한다. 최근 교회발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데다 원인을 알 수 없는 깜깜이 감염자까지 확대되는 등 인천의 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지역사회 감염을 넘어 대유행 단계로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기 때문이다. 

 23일 시에 따르면  24일부터 실외에서 10인 이상 대면으로 모이는 집합·모임·행사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또 공무원과 시 산하 공공기관 직원들은 ⅓씩 재택근무에 돌입하고, 인천대공원과 월미공원의 부대시설 운영도 모두 중단한다.

공원구역에서는 실외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발령하고,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설치된 실내 체육시설과 독서실 등 주민공동이용시설의 운영도 전면 중단하도록 요청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경우에는 교회뿐 아니라 모든 종교시설에서도 대면 모임·행사를 자제하고, 비대면 미사·예배와 법회로 전환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는 주말사이 부평 갈릴리교회를 비롯한 사회 곳곳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가 68명으로 늘어나는 등 매우 심각한데 따른 것이다. 

 교회발 확진자는 남동구 열매교회가 지난 19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총 17명으로 늘어난 데다가 2차 감염까지 이어지고 있다. 열매교회 확진자(453번 확진자)가 근무하던 연수구 송도동 ‘A 학원’에서 지난 21일 원장(488번)과 강사(473번)가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 당국은 해당 학원의 원생 등 81명의 추가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자가격리자로 분류했다. 버스 운전기사인 465번 확진자도 열매교회 교인으로, 당초 밀접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아 자가격리 대상에서 제외됐으나 지난 20일 확진됐다. 문제는 그 사이 시내버스 운전을 했던 것으로 확인돼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들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광화문 집회 참가자에 의한 ‘N차 감염’도 이어졌다. 부평구 갈릴리교회에서는 지난 22일과 23일까지 이틀에 걸쳐 총 29명이 집단 감염됐다. 이 교회는 광화문 집회 참여 후 지난 16일 예배에 참석한 492번 확진자에 의해 감염이 확산된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교회 확진자 중에는 부평구 소속 공무원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부평구는 청사를 폐쇄하고 워킹스루를 설치해 전 직원 1천100여 명을 대상으로 검체 검사를 진행했다. 

 감염경로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는 깜깜도 심각한 상황이다. 서구의회 사무국 직원(498번)은 지난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지난 15일 서울에서 뮤지컬 관람과 식사를 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집단 감염이 나온 교회를 방문하거나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적이 없어 정확한 감염경로는 파악되지 않는다. 더구나 서구의회 의원 17명 중 14명이 참석한 의원 간담회에도 참석한 탓에 추가 확산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추홀구 학익동 소재의 한 노인주간보호시설에는 지난 22일 확진판정을 받은 517번 확진자를 시작으로 총 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517번 확진자는 지난 17일부터 주간보호시설과 자택을 오간 것으로 확인됐으며 현재까지 감염경로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이들 접촉자가 고령자임을 고려해 해당 시설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구 소재 자택에서 공부방을 운영한 494 확진자도 감염경로가 불명확한 상황에서 아들(521번)과 공부방을 다니던 학생(522번)이  추가 감염됐다. 

 박남춘 시장은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이 우리 사회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고 수천 명이 진단검사를 받아야 하는 엄청난 피해를 발생시킨다"며 "지금 당장은 많이 불편하겠지만 더 큰 불편함과 희생을 막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라는 점을 이해해 시민 여러분께서도 방역대책 준수에 적극 협조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 누적 확진자 수는 23일 오후 8시 현재 총 542명으로 늘어났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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