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전경.
가천대 길병원 전경.

가천대 길병원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하는 한 의사의 기지로 코로나19의 감염 확산을 차단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자가격리 중인 코로나19 의심환자를 집요하게 추적 검사해 자칫 병원 내에서의 감염 확산을 원천차단 했기 때문이다.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서 입국해 자가격리 중이던 연수구 64번째 확진자 B씨는 지난 18일 머물던 건물 지하 1층에서 발생한 화재로 연기를 흡입해 길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119구급차를 타고 길병원에 도착한 B씨는 평소 상황이라면 응급실로 옮겨져 화재에 따른 호흡기 치료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병원에 옮겨지기 전인 지난 14일과 16일 연수구보건소에서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음성판정을 받고 자겨격리 중인 B씨는 응급실이 아닌 선별진료소에서 먼저 응급 조치를 받았다.

이때 선별진료소에 근무하던 의사 A씨는 B씨의 상태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미심쩍은 생각에 연수구보건소에 직접 결과를 확인했고, 14일 받은 1차 검사에서 ‘미결정’, 16일 검사에서 ‘음성’으로 전달받았지만 재검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신했다. ‘미결정’은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도 ‘음성’ 아닌 결과로 48시간 이후 재검사 대상으로 분류된다.

또 B씨가 병원 후송 당시 자가격리 대상자라는 점과 낮은 미열 증세가 있었던 점을 근거로 세 번째 코로나19 검사 후 거주지로 돌려보냈다. 결국 B씨는 다음 날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아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됐다.

길병원은 B씨가 확진 판정을 받은 후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의사 A씨의 빠른 판단으로 세 번째 검사가 없었다면 응급실에서의 2차 감염 확산은 물론 이에 따른 감염우려로 응급실이 폐쇄되는 등 지역 의료에 위기 상황까지 벌어질 수 있어서다.

A씨는 "환자를 응급실로 들여보내기 전 작은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민감하게 한번 더 검사해보자는 마음이었다"며 "두 번의 검사에서 양성판정이 아님에도 추가 검사에 응해준 환자의 협조가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감염 원인이 명확치 않은 깜깜이 환자가 늘어나는 등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며 "가장 효율적인 예방은 철저한 거리두기, 마스크 잘 쓰기, 손 씻기 등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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