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라스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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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라스 가는 길
  • 홍봄 기자
  • 승인 2020.08.26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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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라스 가는 길
89분 / 다큐멘터리 / 전체 관람가

‘경북 봉화 산골에서 출발해 시베리아를 거쳐 파미르 대고원까지 간다.’

이춘숙 할머니는 경북 봉화 산골마을의 평범한 할머니다. 1960년대 희소했던 여성 공무원으로 농촌계몽운동에 앞장섰지만, 서른 일곱 남편을 잃은 후 자녀들을 키우며 억척스럽게 살아왔다. 하지만 이 할머니의 마음 속에는 넓은 세상을 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다. 

이 할머니는 2014년 히말라야에 다녀온 아들 정형민 감독의 이야기를 듣고 잊고 있던 꿈을 떠올리며 함께 순례를 떠날 것을 제안한다. 그는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를 올리겠다는 일념으로 여든이 넘은 나이에 카일라스로 떠난다.

영화 ‘카일라스 가는 길’은 행복과 도전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순례의 길에서 만난 인생의 아름다움을 전한다. 순례의 여정은 히말라야를 시작으로 바이칼 호수, 고비 사막, 알타이 산맥, 파미르 고원에서 티베트 카일라스 산으로 이어진다.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과 푸른 새벽을 만날 수 있는 여정은 지난 시간을 되돌아 보게한다. 이와 함께 길 위에서 우연히 마주한 만남들을 통해 희로애락의 삶을 되짚어 보게 만든다. 

건강한 2030세대에게도 버거울 만한 2만㎞에 달하는 여정을 육로로 완주하는 이 할머니의 모험은 청년들에게 새로운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이 할머니가 언덕을 넘어가며 ‘이것보다 더 큰 봉우리가 있어도 올라갈 자신이 있습니더’라고 말하는 장면에서는 열정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노인의 모습을 보여주려는 영화의 기획의도가 드러난다. 

또한 여든 네 살 생일을 시베리아에서 스스로 축하하는 할머니의 모습은 시니어세대에게는 ‘이런 노년을 보내고 싶다’는 감동을 전한다. 때로는 태풍을 만나며 위기를 겪기도 하지만 할머니는 끝내 극복해 낸다. 이를 통해 영화는 도전하는 마음이 있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언제나 청춘이라는 메시지를 끝없이 던진다.

예고편의 엔딩에 오르는 ‘나는 지구의 이 아름다운 길을 어머니와 오래오래 걷고 싶었다’는 자막은 이 영화의 감독이자, 이 할머니의 아들인 정 감독의 말이다. 어머니와 함께하는 여정은 가깝고도 먼 모자 관계를 새롭게 조명하며 올 여름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여든 넷 최고령 오지탐험가 할머니의 순례길은 오는 9월 3일 개봉 예정이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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