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아 부평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장
신선아 부평재가노인지원서비스센터장

지난 25일 개최될 예정이었던 ‘코로나19 시대 사회복지의 길을 찾다’라는 ‘복지분야별 현장토론회’가 연기됐다. 지금까지 잘 지켜온 방역이 무너지면서 모두 2차 위기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전환된 사회복지 서비스를 통해 위험한 상황에도 쉬지 않고 지역주민을 만난 사회복지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이 토론회는 분야별 현장집담회와 종합토론회 방식으로 구성돼 있었으며, 인천평화복지연대가 주관하고 인천시민재단과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후원하는 행사였다. 개인적으로 복지 현장의 이야기를 모아 이날 예정돼 있었던 종합토론회에 나갈 계획이었지만 마찬가지로 연기가 됐다. 

‘코로나19 이후 인천지역의 변화를 생각한다’라는 제목으로 복지, 보건의료, 교육, 자영업자, 민관협력 등 각 분야의 대안을 구상해 보는 계기가 됐을 텐데, 전염병도 정쟁의 소재로만 쓰는 나쁜 정치인들 때문에 입도 못 떼고 말았다. 빨리 수습이 돼 빠른 시일 내에 다시 개최되기를 빌어본다. 

현장집담회로 보내온 현장보고서를 취합하면서 나는 깊은 감동을 받았다. 사회복지 기관들이 저마다 지역에서 제 몫을 다하고 있었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끼는 시간이었다.

사회복지 이용시설들은 기능을 전환해 찾아가는 복지실천을 했다. 내가 주목했던 것은 ‘질병재난 시기 사회복지시설의 기능과 역할’이다. 이웃을 바이러스로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엄혹했던 지난 봄이었다. 주변에 확진자가 있지 않을까 노심초사 하며 공포감마저 느끼고 있던 그 시절, ‘같이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 캠페인을 많은 기관에서 하고 있었다. 마을에서 이런 역할을 사회복지기관 말고 누가 할 수 있을까 싶다. 

우선 서울시복지재단의 ‘포스트 코로나 복지정책 과제’에서도 재난 시 사회복지시설의 역할 중에 ‘지역주민조직, 지역공동체 등을 활용해 재난상황 극복을 위한 활동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 또 그동안 신뢰를 바탕으로 가장 정확한 정보 전달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코로나19에 대한 정보는 국가나 언론으로부터 엄청나게 쏟아졌다. 마을에 도착하기 전 왜곡되기도 하고 흘려보내기도 한다. 이 정보를 마을에 맞게 소식지나 카드뉴스로 다시 만들어 사회복지시설들은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었다.

재가노인서비스센터의 경우도 국가의 지침을 어르신이 이해하기 쉽게 새로 작성해 지속적으로 알려 나갔다. 국가와 마을 사이를 사회복지기관의 중요한 역할을 실감하며 감동했다. 아울러 복지관이 주도해서 ‘민관 네트워크’를 만들어 운영했다.

서울 사례처럼 복지관에 감염 위험이 생겨 폐쇄를 했던 경우 ‘긴급 사회복지서비스 대상자’들을 인근 기관에서 전원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스스로 구축했다. 

인천시는 지금 ‘3단계 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발표된 상태다. 지금 당장 비슷한 일이 일어나도 하나도 안 이상하다. 이 사례를 잘 연구해 이후 대안 마련 시 방식을 고민해 보면 좋겠다. 

처음에는 당황도 하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사회복지기관의 역동성과 참신함이 다양한 ‘토털 커뮤니티 케어’를 만들어 냈다고 생각한다. 200여 일의 사투를 이곳에 다 적을 수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마을로 달려가 지역주민의 든든한 조력자가 됐던 사회복지사들에게 ‘덕분에’ 라는 말을 하고 싶다.

질병재난 시 사회복지시설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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