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연이은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지난 4일 신규 부지 개발을 통해 3만3천 가구를 공급한다는 8·4 부동산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신규 개발 예정 부지 중 1만 가구 규모의 주택을 공급할 태릉골프장 부지 개발과 함께 육군사관학교(육사) 이전 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육사 이전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동두천시, 강원 화천군·원주시, 충남 논산시, 경북 상주시 등이 육사 이전 유치를 위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동두천시는 공여지 반환 약속 이행 촉구와 함께 특별한 희생의 특별한 보상에 따른 육사 이전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편집자 주>

동두천시 청사
동두천시 청사

# 동두천시에 육사 이전의 필요성

동두천시는 지난 70년 동안 국가안보를 위해 시 전체 면적의 42%를 미군공여지로 제공해 왔다. 미군 재배치 전략에 따라 2012년 주한미군 평택 이전 계획이 발표되고, 현재 기지 조성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개발이 가능한 핵심 기지인 동두천 캠프 케이시, 호비 병력은 6분의 1 수준으로 감축되고, 설상가상 반환은 십수 년째 지연되면서 심각한 지역공동화 현상을 겪고 있다.

2017년 출범한 문재인정부는 지역 공약사항으로 미군 공여지의 국가 주도 개발을 천명, 현재 행정안전부 주관으로 정부 주도 개발 용역이 진행 중이다. 동두천시는 독자적 행정 권한을 가진 개발청 신설과 특별법 등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으나 현재까지 이를 실현할 구체적 방안이나 미군 공여지 반환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즐거운 변화, 더 좋은 동두천’을 기치로 2018년 출범한 민선7기 최용덕 시장은 경제가 살아나는 동두천을 위해 공여구역 주변 지역을 중심으로 국가산업단지, 월드푸드스트리트, 5060청춘로드, 복합커뮤니티센터, 원도심 활성화 사업 등에 박차를 가하며 미군 공여지 반환 약속 이행을 촉구했고, 이재명 경기지사 또한 지난 2년의 임기 동안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을 강조하며 지방 이전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육사를 반환 미군기지 등 경기북부 접경지역에 이전해야 한다고 정부에 건의했다.

동두천시는 지난달 29일 경기도에 육사 이전 건의문을 제출하며 2018년과 2019년에 제안했던 캠프 호비 육사 유치 제안을 재확인한 바 있다. 

미군 캠프 호비 전경.
미군 캠프 호비 전경.

# 동두천시와 캠프 호비의 장점

현재 노원구 공릉동 태릉골프장 일대에 위치한 육군사관학교는 1946년 개교해 149만㎡ 건물 110여 개, 생도 1천 명과 교직원 3천 명 규모로 이뤄진 서울 내 마지막 남은 군시설이다. 정부의 부동산 공급 대책의 일환인 2만 가구 이상의 신규 주택 공급이 가능한 곳으로, 노원구 역시 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육사 이전을 원하고 있다. 

육사는 교육기관임과 동시에 군사시설이다. 태릉골프장 개발과 함께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면 군사시설인 육사의 성격상 군사기밀 등을 이유로 이전 논의가 나올 수밖에 없으며, 육사를 이전하지 않을 경우에는 고도 제한 문제로 용적률이 하락해 태릉골프장 고밀 개발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청주와 진해로 이전한 공사·해사의 전례가 있어 정부와 국방부의 정책적 결단이 이뤄진다면 동두천시로의 육사 이전은 낙후된 경기북부에 대한 국가 균형발전의 상징적 사건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육사의 동두천 반환 공여지로의 이전은 대통령 공약사항인 반환 공여지 국가 주도 개발과 미군 공여지 반환 약속을 이행하는 것이 되기에 의미가 크다. 

미군 공여지 개발이 늦어지며 동두천 지역경제도 활기를 잃고 있다. 보산동 관광특구.
미군 공여지 개발이 늦어지며 동두천 지역경제도 활기를 잃고 있다. 보산동 관광특구.

동두천시가 이전 부지로 제안한 캠프 호비는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의거 2016년까지 평택기지로 이전할 예정이었으나 2014년 10월 제46차 한미안보협의회에서 한국군이 미군 포병여단의 화력을 대체 완료할 때까지로 반환이 연기됐다. 

시는 육사가 캠프 호비로 이전하면 사격장, 숙소, PX, 운동시설, 식당, 정비소, 의료시설, 은행, 교육센터 등 주한미군 시설의 재활용과 210포병여단, 워게임장 등 최첨단 군사 분야 협력을 통한 한미 군사 협력 강화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단순 공시지가 비교만 보더라도 현 육사부지 149만6천여㎡ 약 8천981억 원, 캠프 호비 170만8천여㎡ 약 854억 원으로, 8천127억 원의 시세 차가 발생하는 낮은 토지 가격으로 약 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육사 이전 비용 또한 최소화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 육사 유치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경기연구원의 대학 유치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 효과 분석을 보면 대학생 1인당 창출되는 연간 소득 효과와 직접 소득 효과는 각각 약 1천600만 원과 400만 원으로, 기숙사 거주 대학생 1인당 월평균 지출 비용은 58만7천 원으로 내다봤다.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와 태릉골프장 일대.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육군사관학교와 태릉골프장 일대. /연합뉴스

4년제 국립특수대학교인 육사에는 사관생도 1천 명과 교수 및 교직원 3천 명이 있어 육사 이전 시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환산하면 연간 소득 효과는 1조5천억 원, 직접 소득 효과는 3천977억 원으로 추산된다. 

또한 소비 규모는 월 5억9천만 원으로 예상돼 미군 공여지 미반환으로 지역경제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동두천시에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이 기대된다. 군사시설이자 교육시설의 유치로 인한 우수한 인재의 지역사회 유입은 지역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주는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안보를 위해 희생을 감내해 온 동두천시민들은 실질적이고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추진돼 국정 운영에 반영되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육사 이전이 공익과 안보를 이유로 70년간 고통을 감내해 온 동두천시에 새로운 희망의 돌파구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동두천=유정훈 기자 nkyoo@kihoilbo.co.kr

사진=<동두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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