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사 2차 총파업이 실시된 26일 인천시 남동구 가천대 길병원이 진료를 받으러 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전국의사 2차 총파업이 실시된 26일 인천시 남동구 가천대 길병원이 진료를 받으러 온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의대 정원 확대를 두고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 줄다리기 싸움이 길어지면서 인천시민들이 의료공백 직격탄을 맞고 있다. 동네 병·의원의 휴진으로 진료를 받지 못하거나 수술 일정의 차질을 빚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26일 대한의사협회(의협)의 파업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에 근무 중인 전공의·전임의를 대상으로 즉시 환자 진료 업무에 복귀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최대집 의협 회장은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업무개시명령을 법안대로 적용해 전공의와 전임의 한 사람이라도 무리하게 행정처분을 하면 무기한 총파업으로 갈 것을 예고했다.

정부와 의협이 힘 겨루기를 하는 동안 전공의들이 대거 빠진 인천지역 3차 병원인 가천대길병원, 인하대병원, 인천성모병원 등의 수술실은 평소의 30~40% 수준만 가동된 것으로 확인됐다.

평상시 인천지역 대학병원들은 약 150건의 수술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전공의 부재로 30∼50여 건만 가능한 수준이다. 이 역시 응급실 등을 통해 이송되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급하게 결정되는 응급수술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 내 병·의원의 휴진도 눈에 띄었다. 미추홀구에 위치한 오피스텔 건물 8개 의원 중 이비인후과·산부인과 등 3개 의원이 이날부터 휴진 및 휴가에 들어갔다. 인천시는 구두조사와 휴진신고 접수 등을 기반으로 약 20%의 병·의원이 이번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술을 며칠 앞두고 일정 변경을 통보받은 A씨는 "몇 주 전 날짜를 정해 직장에 휴가를 내는 등 준비를 미리 해 뒀는데 일방적으로 수술이 미뤄졌다"며 "정부와 의료계가 조금씩 양보하고 서둘러 타협해 시민들의 피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승준 기자 sjpark@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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