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SNS 시정 홍보성과를 간부공무원 승진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관련 업무를 시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잘 알리고 시민과 잘 소통하느냐가 아니라 공무원들을 시장 재선을 위한 나팔수로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의견 때문이다. 시는 지난 24일 행정국 전결로 각 부서에 ‘SNS 활용 시정소통 우수공무원 우대 방안 안내’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한다. 시정 주요 현안과 중요 시책에 대한 홍보와 소통을 위해 노력하는 공무원을 승진 및 포상 등 인사에 우대하겠다는 내용이다. 

대상은 5급 공무원 이상으로 내년 상반기 인사부터 밴드, 페이스북, 카카오톡(단체방) 등 다양한 SNS 활용 여부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한다. 방법도 구체적이다. 5급 공무원은 승진을 위한 ‘업무 추진 성과’ 서류에 SNS 시정소통 노력 현황을 작성해야 하고, SNS별 소통 분야와 건수를 포함해 주요 성과를 작성 후 세부사항은 별지로 내도록 했다. SNS 소통 기본 방향은 상수도, 환경, 코로나19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진솔한 안내와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문화, 복지 등 주요 시책을 제때 홍보하도록 했다. 

하지만 인위적이고 강제적인, 그것도 인사상 우대 조건을 내건 정책은 불을 보듯 뻔한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공개된 SNS에서 정책을 알리고 시민과 소통하기보다는 인천시와 시장이 잘했다는 자화자찬에 그칠 수밖에 없다. 또 성과를 내기 위해 직원들을 강압으로 내모는 상황도 나타나는 등 부작용도 부지기수다. 벌써 직원들이 매우 곤혹스러워하고 있다고 한다. 직원들에게 전파하는 것도 성과로 인정되기 때문에 직원들에게 카톡 단체방 등 SNS에 가입하라고 강권하기도 하고, 가입 이후에는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원치 않는 울림음에 직원들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직원들만이 아니다. 당사자인 대상 공무원들도 기본적인 업무에 익숙지 않은 SNS까지 관리해야 해 업무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인사는 정성평가와 정량평가 등 다양한 평가 요인을 고려하겠지만 여기에 SNS 활용 능력까지 승진요인에 포함시켜 괜한 오해를 받는 것은 적절치 않다. SNS 활용능력이 아니라 공직자들이 가진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방안을 찾는 게 더 현명한 것은 아닌지 박남춘 시장에게 말하고 싶다.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