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한 매장이 우편물고지서가 붙어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27일 오후 수원시 영통구 한 매장이 우편물고지서가 붙어 있다. 홍승남 기자 nam1432@kihoilbo.co.kr

"당장 어떻게 먹고살아야 할지 막막합니다."

급격히 확산 중인 코로나19 여파로 경기도내 대학가 일대의 상권이 무너지고 있다.

27일 오전 용인시 기흥구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일대는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조치는 물론 대학교의 온라인수업 운영 등으로 인해 지나는 행인조차 발견하기 어려웠다.

점심시간마다 손님들로 붐비던 상가 내 음식점들은 아예 영업을 중단한 상태였고, 그나마 문을 연 가게 안에는 한두 팀의 손님들이 간격을 떨어뜨린 채 띄엄띄엄 앉아 있었다.

스터디카페를 운영 중인 고모(40·여)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30명 이상의 학생들이 이용했었지만 지금은 70% 이상 감소한 상태"라며 "운영비를 줄일 수도 없어 적자가 이어지다 보니 폐업 고민도 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비슷한 시간, 화성시 봉담읍 수원대학교 일대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학생들은 물론 주민들도 자주 찾던 카페 안에는 손님이 전혀 없었고, 식당들은 영업을 포기한 채 문을 닫아걸고 있었다. 한 공인중개사는 "대부분의 상인들이 폐업을 하거나 가게를 내놓고 있지만, 수개월째 계약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일부 학생들이 자취를 하던 원룸 등도 모두 비어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수원시 장안구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일대 상인들도 얼굴에 근심이 가득했다. 한 족발가게 출입문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당분간 홀 영업을 중단한다. 배달 및 포장만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으며,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매장 이용 인원을 최대 5명까지만 받는다’는 안내문도 눈에 띄었다.

이 지역에서 7년여간 식당을 운영 중인 서모(49)씨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겨 300만 원이 넘는 월세가 두 달이나 밀려 있다"며 "식당 문을 열수록 적자지만 폐업을 하면 당장 먹고살 방법이 없어 막막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3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뉴스도 나오고 있는데, 영세 상인들이 버틸 수 있는 지원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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