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바로 세우기’의 일환으로 일제시대 잔재로 남아 있는 구령대를 식물관찰원으로 조성, 생생한 체험학습의 장으로 변신시킨 김포의 한 초등학교가 화제다.

김포 장기초등학교는 경술국치 110주년을 맞아 일제 잔재 청산 노력의 일환으로 구령대를 식물관찰원으로 바꾸고 학생들이 생태체험학습을 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덕분에 교외로 체험학습을 나서기 어려운 요즘 시기에 학생들이 벼가 자라고 있는 곳에서 우렁이를 관찰할 수 있는 환경이 학교에 생겼다.

구령대는 교장이 말을 하고 학생들이 아래에 줄 서서 듣는 모습으로 일제 군국주의의 잔재라고 할 수 있다. 요즘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방치돼 있는 상황으로, 장기초는 구령대를 정비해 일제 잔재를 청산하고 학생 교육공간으로 활용하고자 식물 체험·관찰 학습장으로 조성했다.

김현우(1년)학생은 "바나나 나무는 처음 봐서 매우 신기하다"고 말했다. 조예서(2년)학생도 "책에서 본 고무나무가 우리나라에도 잘 자라고 있어서 놀랐다"며 신기해했다.

구령대를 식물 관찰장으로 꾸미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 김은주 행정실장은 "학교시설을 돌아보니 생각보다 곳곳에 일제 잔재가 많이 남아 있어 놀랐다"며 "조성하는 과정은 어려웠지만 아이들이 학습하고 즐기는 공간으로 바뀐 모습을 볼 때면 많은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정덕 교장은 "구령대와 주변에 생태체험학습장을 조성·운영하는 것은 학생, 교직원, 학부모 등이 함께 참여해 일제 잔재 청산을 위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체험학습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학생들이 생태 체험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포=이정택 기자 ljt@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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