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처럼 한 번 형성된 습관이나 인격은 성장 과정뿐 아니라 성인이 된 이후의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인격이 완성되지 않은 어린 시절부터의 인성교육이 중요하다. 

인성교육의 가장 기본이 되는 교육은 단연 ‘밥상머리 교육’이다. 식습관은 물론 밥을 먹으면서 갖춰야 할 예절과 태도를 비롯해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 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교육청은 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은 물론 학교에서 실시되는 급식의 안전성 등을 위해 2013년부터 급식 담당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2013년 3월 무상급식의 시작과 함께 전국 시도교육청 최초로 단독 부서인 ‘친환경급식과’를 신설한 도교육청은 2015년 3월 ‘교육급식과’로 명칭을 변경한 뒤 2019년 학생들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이유로 체육건강교육과와 통합해 ‘학생건강과’로 운영한 이후 올 7월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 중요성에 따라 재차 ‘학교급식협력과’를 신설했다.

급식 담당부서가 단독 운영되는 시도교육청은 현재도 경기도교육청이 유일하다.

급식의 중요성과 먹거리 안전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은 물론 다양한 밥상머리 교육을 위해 힘써 오고 있는 학교급식협력과를 알아본다. <편집자 주>

교육지원청과 시군 협력사업 업무 담당자 워크숍.
교육지원청과 시군 협력사업 업무 담당자 워크숍.

# 학생 건강의 시작은 급식 환경

학교급식협력과는 지난 7월 도교육청의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학생건강과 소속 ‘급식담당’ 팀들과 대외협력과 소속 ‘자치단체협력담당팀’이 통합된 부서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체계 구축 및 협력사업 추진을 통해 성장기 학생들에게 차별 없이 안전하고 맛있는 학교급식을 제공하기 위한 결정이다.

도교육청은 학교급식협력과를 통해 ▶식재료 안전 및 위생관리 ▶급식 운영 지도 ▶노후 급식기기 교체 및 급식시설 현대화를 통한 급식 시설 관리 등 안전한 학교급식 제공에 힘쓰고 있다.

교육청과 학부모 및 영양(교)사 등으로 구성된 ‘학교급식점검단’ 운영을 통해 연 2회에 걸쳐 각 학교에서 실시하는 급식의 위생과 안전에 대한 지도·점검을 펼치는 한편, 모든 학교의 학교장과 영양(교)사를 대상으로 식중독 사고 예방 요령 및 식중독 사고 발생 시 대응 방안에 대한 교육을 실시한다.

또 위생점검에서 B등급 이하의 점수를 받은 학교와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던 학교를 대상으로 경인식약청 및 서울식약청과 함께 ‘식중독 예방 컨설팅’을 진행하며, 모든 학교에서 연 1회 ‘식중독 대응 현장 모의훈련’을 통해 식중독 사고 발생 시 신속 보고와 관계 기관 전파 및 기관별 대응 임무 숙지 등 현장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위생적인 급식 운영을 위해 노후 급식시설 등 급식환경 개선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1천263억7천여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1천979개 교(전체 학교의 90.2%)에서 급식시설 현대화를 추진했으며, 올해도 1천419억9천여만 원의 예산을 통해 2천31개 교(전체 학교의 91.7%)에 대한 급식시설 현대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단순한 급식 실시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환경을 생각하는 교육을 위해 지난해에는 ‘학교급식 음식물쓰레기 줄이기’를 위한 특별전담팀을 운영했다. 세계적으로 음식물쓰레기의 경제적 손실과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이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 필요해진 데 따른 조치였다.

학교 관계자와 학부모, 환경전문가 및 경기도의원 등으로 구성된 특별전담팀은 음식물쓰레기 발생 현황 등을 공유한 뒤 대안을 마련하는 한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급식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하는 등 환경보호를 위해 노력했다.

‘경기교육발전협의회’ 출범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교육발전협의회’ 출범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보편적 교육복지 실현

학교급식협력과는 학부모의 교육비 경감 및 보편적 교육복지 실현을 위해 ‘학교급식경비 지원사업’을 펼치는 한편, 친환경 우수 식재료 사용 확대와 가공품 공동구매를 통해 ‘안전하고 질 높은 학교급식’을 제공 중이다.

학교급식경비 지원사업의 경우 안정적인 지원 환경 구축을 위해 경기도를 비롯한 도내 31개 기초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지난해 9월 마침내 고등학교 전 학년에 대한 학교급식비 지원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공사립 유·초·중·고교 및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의 학교급식비 지원사업 체계를 완성했다.

각 지자체의 예산 분담률은 지역별 재정 여건을 고려해 30∼50%로 정해졌다.

특히 올해부터는 방송통신중·고등학교에 대한 급식비 지원사업도 시작되는 등 상대적 교육 소외 대상의 교육기회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총 3억5천만 원을 투입해 9개 교, 2천423명을 대상으로 지원이 이뤄진다.

다만, 인가 대안학교에 대한 지원은 ‘학교급식법’에 따라 오는 12월 1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결식 우려가 높은 학생에 대한 사회안전망 관리 차원에서 지자체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학기 중 토요일과 공휴일에도 중식을 지원 중이다. 교육청에서 예산을 편성하고 지자체가 집행하는 방식으로, 학기 중 토·공휴일 95일분에 대해 한 끼당 6천 원이 지원된다.

이와 함께 코로나19에 따른 개학 연기 및 학교밀집도 최소화 조치로 인한 원격수업일에 결식이 우려되는 학생에게는 학기 중 평일 중식이 지원된다.

무엇보다 안전한 식재료 공급을 위해 경기도친환경급식지원센터 등과 함께 ▶친환경 우수 농산물 학교급식 지원사업 ▶우수 축산물 학교급식 지원사업 ▶가공품 공동구매 등도 실시하고 있다.

올해 열린 식중독 발생 현장대응 모의 훈련.
올해 열린 식중독 발생 현장대응 모의 훈련.

#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지자체와의 협력

학교급식협력과 내 ‘자치단체협력담당팀’은 지자체와의 협력 확대 등을 위해 당초 2018년 3월 대외협력담당관(현 대외협력과) 산하에 신설된 뒤 올 7월 도교육청의 조직 개편에 따라 학교급식협력과로 소속을 옮겼다. 급식환경을 비롯해 교육에 필요한 다양한 사업들을 지자체와의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통해 펼쳐 학생과 학부모 등 경기도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교육환경 개선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학교급식협력과는 ▶경기교육발전협의회 ▶교육감·시장 및 군수·교육장 지역별 현안협의회 ▶경기도청과 실무협의회 월 1회 정례화 ▶시·군청 및 교육지원청 담당자가 함께 하는 워크숍 개최 등 지자체가 교육에 함께 참여하고 논의할 수 있는 다양한 소통·협의체계를 구축하며 학교 경계를 허물고, 지역과 연계한 교육 확장에 필요한 교육정책 협의와 소통으로 인적·물적 기반을 공유·협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학교 실내체육관 건립 ▶신입생 교복 지원사업 ▶고교 무상급식 등의 성과를 이끌 어내는 등 교육협력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2018년에는 교육청 7천579억여 원과 도청 2천481억여 원, 기초지자체 3천367억여 원 등 모두 1조3천427억여 원을, 지난해에는 1조2천884억여 원(교육청 7천710억여 원, 도청 1천471억여 원, 지자체 3천702억여 원)이 투입됐다.

올해도 1조9천428억여 원(교육청 1조1천814억여 원, 도청 2천620억여 원, 지자체 4천993억여 원)의 예산을 마련, ▶경기꿈의학교·경기꿈의대학 운영 ▶통학로 교통안전지도 ▶체험형 재난안전교육 ▶학교 실내체육관 건립 ▶신입생 교복 지원 ▶학교 건축물 석면 제거 ▶학교급식비 지원 등을 펼치고 있다.

또 ‘노후 시설 개선’과 ‘급식시설 및 설비’, ‘재난위험시설 보강사업’ 등 학교환경 개선 협력을 위해 2018년 2천133억여 원(교육청 1천79억여 원, 지자체 1천54억여 원)으로 744개 사업, 지난해 2천303억여 원(교육청 1천174억여 원, 지자체 1천129억여 원)으로 836개 사업을 진행했다.

올해는 7월까지 1천919억여 원(교육청 982억여 원, 지자체 937억여 원)이 투입돼 687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유치원급식 운영지원 TF 협의회 회의가 진행 중이다.
유치원급식 운영지원 TF 협의회 회의가 진행 중이다.

# 사립유치원의 급식환경도 관리한다

최근 안산지역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고와 관련, 내년 1월 30일부터 시행되는 ‘학교급식법 개정안’에 따라 사립유치원도 해당 법령의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 체계적인 급식 관리가 필요함에도 불구, 사립유치원은 원아 수 50인 이상의 경우에는 지자체에서, 50인 미만일 경우에는 교육청에서 관리하는 등 이원화돼 있어 관리체계가 취약한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학교급식협력과는 사립유치원의 급식 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단계적으로 사립유치원 급식체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7월 학교장과 유치원장, 행정실장, 영양교사, 외부 전문가, 교육(지원)청 담당자 등으로 ‘유치원급식 운영지원TF’를 구성했다.

내년 2월까지 한시 운영되는 TF는 오는 12월까지 ▶기초자료 조사(유치원 급식 운영 현황, 위생·시설·인력 등 유치원 급식 운영의 한계점) ▶실태 분석 및 지원 방안 검토(영양 관리, 위생 및 인력 관리, 식생활 교육 등 분야별 분석 및 병설유치원 유아 급식 개선 및 관리 방안 분석) ▶유치원 급식 관리 우수 시설 현장방문 등을 통해 ‘유치원 급식 세부 운영 관리 기준’ 및 ‘급식 개선 지원 방안’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 원미란 경기도교육청 학교급식협력과장 인터뷰

"경기도 학교급식의 방향은 건강하고 안전한 급식 제공을 통해 학생들의 건강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원미란 학교급식협력과장은 부서 운영의 목표이자 학교급식의 의의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원 과장은 "밥을 먹으러 학교에 온다는 아이가 있을 정도로 이미 학교급식은 단순한 한 끼가 아니라 학교생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학교급식은 식사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올바른 식생활 관리 능력을 배양해야 하며, 넓게는 친환경 및 음식물쓰레기 등 생태와 환경에 대한 인식도 갖게 하는 교육적인 신념의 목적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올 7월부터 급식담당팀들과 자치단체협력담당팀이 통합돼 새롭게 부서가 설립된 만큼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 확대를 통해 학교만의 교육이 아니라 지역과 연계한 교육으로 확장함으로써 지자체와 인적·물적 기반을 공유·협력해 학부모와 학생 등 도민의 교육만족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 과장은 "학교급식이 정착되기까지 10여 년이 걸렸다"며 "내년부터 교육청 관리를 받게 되는 사립유치원에 대해서도 성장기의 유아 지원 방안도 강구해 단계적으로 실정에 맞도록 추진해 가겠다"고 덧붙였다.  

전승표 기자 sp4356@kihoilbo.co.kr

※ ‘학생이 행복한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과 기호일보가 함께 만들어 가는 교육섹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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