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올 여름 50일 넘게 이어진 역대 최장기간 장마로 물난리가 난 전국 수해지역에 소중한 도움의 손길을 보내 주위를 따뜻하게 하고 있다.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 수원시 자원봉사단은 긴 장마기간 집중호우로 인명과 재산피해를 입은 수재민을 돕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구슬땀을 흘리며 제 집 일처럼 돕는 수원시 자원봉사자들을 만난 수재민들은 "힘든 상황이지만 아무 조건 없이 도움을 주러 멀리서 달려온 수원의 이웃들 덕분에 희망을 찾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충북 영동군 송호국민관광지에 차려진 수원시 사랑의 밥차 봉사자들이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
충북 영동군 송호국민관광지에 차려진 수원시 사랑의 밥차 봉사자들이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

# ‘희망의 빛’ 전하는 수원시 자원봉사자

 수원시주민자치위원회를 대표하는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회장단은 지난달 20일 오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전라남도 영광군을 방문했다. 이들은 라면과 즉석밥, 김, 생수 등 500만 원 상당의 생필품을 전달했다.

 현장을 방문한 한창석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장은 "전달한 구호물품이 이재민의 생활에 작은 보탬이 돼 수해 복구가 신속히 완료될 수 있길 바란다"고 수원시 주민자치위원장들의 마음을 전달했다.

 전달식에 함께 참여한 염태영 수원시장도 수해지역의 아픔에 위로를 전했다.

 염 시장은 "재난 극복을 위해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함께 힘을 모아 준 시민들의 정성이 피해지역에 위로로 전달되길 바란다"며 "정부와 정치권, 지방정부가 한마음으로 재난을 조속히 이겨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장안사랑발전회와 영화동단체장협의회가 후원한 400만 원 상당의 구호물품은 경상남도 하동군에 도착했다. 5시간을 남쪽으로 달려온 생필품들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하동군민들에게 전달됐다.

 같은 날, 충청북도 영동군 송호국민관광지에서는 수원시 자원봉사자들의 사랑의 밥차 봉사가 한창이었다.

 사랑을 만드는 사람들, 나눔사랑민들레, 수원공군전우회봉사단 등 16명의 봉사자들은 지난달 18일 오전 4시 수원에서 출발해 3일째 밥차 봉사를 했다.

 한국자원봉사센터협회와 IBK기업은행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하루 300개의 도시락은 피해 복구를 위한 에너지원이 됐다. 덕분에 점심 식사를 하기 어려운 이재민과 피해 복구를 위해 지원을 나온 군인 등 300여 명이 따뜻한 한 끼를 먹었다.

 20일 하루에만 영동군·하동군·영광군 등 전국 3개 지역에 수원시민의 성금과 물품, 밥차 등의 자원봉사가 퍼져 나간 것이다.

수원시 율천동 주민들이 미니포클레인으로 충북 제천시 수해지역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수원시 율천동 주민들이 미니포클레인으로 충북 제천시 수해지역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 수해현장에서 전문성 돋보인 수원시 자원봉사단

 수원시는 긴 장마로 피해가 잇따른 8월 초부터 전국 지자체들을 지원해 왔다.

 도내 이웃인 안성과 용인, 이천은 물론 강원도 철원, 충북 충주·제천·영동·음성·단양, 충남 천안·아산·예산, 전북 남원·완주·전주, 전남 구례·화순·담양·곡성·나주·함평·영광·장성, 경남 하동·합천 등 전국 팔도에 지원물품과 봉사의 손길을 보냈다.

 장마가 위력을 과시하던 지난달 7일 충남 천안·아산·예산에 장화와 생수를 지원한 것을 시작으로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3주간 30여 회가 넘는 지원이 이어졌다.

 지원품목은 화장지와 생수, 즉석밥, 라면, 전기장판 등 생필품 위주였다. 3주간 전국 곳곳으로 퍼져 나간 수원시와 시민의 지원액은 총 9천900만 원에 달한다.

 수해 초기에는 자원봉사도 빛을 발했다. 수원시는 인명구조·의료봉사·집수리·교통봉사·이재민 구호 등 11개 분야 45개 단체와 자원봉사자로 구성된 ‘재난재해전문봉사단’을 조직해 수해현장에 투입할 태세를 갖췄다.

 봉사단은 지난달 9일 안성시로 달려가 이재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일손을 보탰다. 13일에는 미니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지원한 장안구 율천동 주민들이 충북 제천시의 처참한 현장을 일상으로 돌려놓고자 애썼다.

 특히 수원시 사랑의 밥차는 이재민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제공하는 든든한 식구 역할을 했다. 

 단수로 인해 밥을 하기 어려웠던 피해지역에서는 식당조차 운영되지 않았고, 이재민을 비롯해 자원봉사자와 일손 지원을 나온 군인 등을 위한 조식과 석식 지원도 필요한 상황이었다. 시장까지 물에 잠겨 식재료 구하기조차 어려웠던 지난달 11∼12일 전남 구례군에 도착한 사랑의 밥차는 900인분의 도시락으로 수재민들의 허기진 배와 마음을 달랬다.

 냉동차량까지 동원해 식재료를 싣고 가 정성스레 조리한 뒤 개별 도시락을 나눠 주는 수원시 사랑의 밥차를 본 주민들은 묵묵히 일하는 봉사자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일손을 보태기도 했다.

염태영 수원시장과 한창석 수원시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회장이 전남 영광군을 방문해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과 한창석 수원시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회장이 전남 영광군을 방문해 구호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 자랑스러운 수원시 자원봉사자들

 이처럼 적극적인 수해 복구 지원은 수원시자원봉사센터를 필두로 지역 내 각급 기관과 민간단체, 수원시 각 동 주민자치위원회 등 주민단체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수원새마을회, 아주대 공공정책대학원·총동문회,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원시협의회, 아주대병원, 더사랑교회, 한국전기안전공사 경기지역본부, 수원시여성리더회, ㈔경기르네상스포럼, 수원시어린이집협의회 등 민간단체와 기관들이 한마음으로 성금과 물품을 전달했다.

 그 뿐만 아니라 율천동단체장협의회, 영통구 영통발전연대, 권선사랑연합회, 팔달연합회, 화서2동 주민자치위원회, 파장동 단체장협의회·통장협의회, 행궁동 통장협의회, 이목동 애향회, 장안구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등이 수해지역 생필품 지원을 위한 후원금을 쾌척했다.

 지난달 28일에도 수원시 여성 농업인 단체인 생활개선수원시연합회가 수해지역 피해 복구를 위한 물품을 전달하는 등 수원시민들의 지원이 여전히 잇따르고 있어 수원시와 수원시자원봉사센터가 도움이 필요한 지역을 찾아 연결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복구현장에서 이뤄지는 봉사활동 등은 어렵겠지만 수원시민과 단체들로부터 피해지역을 위한 나눔이 잇따르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복구를 위한 후원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사진=<수원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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