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됐다. 자칫하다가는 3단계로 방역 수준이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문제는 확산세를 이끄는 중심에 교회 발 집단감염이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인천지역에서 교회발 집단감염은 이미 우려 수준을 넘어섰다. 8월 중순부터 이어진 교회발 집단감염은 서구 주님의교회 38명, 부평구 갈릴리장로교회 36명, 남동구 열매맺는교회 19명, 계양구 기도모임 12명 등으로 불과 보름 정도 기간에 확진자만 105명에 달하고 있다. 

이는 8월 전체 확진자의 절반 수준이다. 방역당국이 추가 확진을 차단하기 위해 대면예배와 소모임 자체를 중지시키는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일부 교회는 이를 종교탄압으로 규정짓고 행정명령을 거부하거나 은밀하게 소모임을 통해 대면예배를 이어가며 방역당국을 비웃고 있다. 또 예배를 통해 확진됐음에도 동선을 속여 확산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급기야 인천시는 기도모임 참석자 등 거짓 진술 등으로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일으킨 교회 관계자와 시설에 대해 고발과 구상권 청구 등 초강수 대책을 취하기로 했다고 한다. 

방역지침을 위반하거나 확진자가 동선을 숨기는 등 역학조사를 방해 또는 협조하지 않아 신속한 방역조치에 차질을 줬다는 이유다. 더 나아가 이번 주부터는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해 대면예배를 강행하는 교회에 대해서는 즉시 고발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구상권도 청구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일부에 해당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 같은 시의 강경조치는 결국 교회가 자초한 일이기도 하다. 교회의 역할을 고려한다면 안타까움이 앞선다. 교회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세상에 나타내기 위해 세상에 빛과 소금 역할을 하는 곳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많은 이들이 고통을 감내하는 이때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종교의 자유만 앞세워 공공의 안녕을 무시한다면 시민에게 외면과 냉대를 받을 수밖에 없다. 종교의 자유는 지켜져야 한다. 그것이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이고 고통 받는 인류에게 생명과 사랑을 전파한 종교의 역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시대 교회의 역할은 종교와 신앙의 자유만 설파할 것이 아니라 고통 받는 이들의 아픔을 돌보고 연대하고 보듬는 사랑을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네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라"고 하셨듯 코로나19 시대 우리가 교회에 바라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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