盲苦(맹고)/盲 소경 맹/苦 괴로울 고

어느 한 맹인(盲人)이 물이 마른 시내를 지나가다가 다리 위에서 실족해 두 손으로 난간의 횡목을 붙잡았다. 

 전전긍긍 손으로 꼭 잡고서 손을 놓으면 반드시 깊은 못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놓지를 않았다.

 그때 그곳을 지나가던 한 사람이 말했다. 

 "걱정 말고 그냥 난간을 잡은 손을 놓으시오. 아래는 바로 땅이오"라고 말했다.

 맹인은 그래도 믿지 않고 횡목을 꼭 붙잡고 소리 높여 울었다.

 한참 후에 힘이 빠져 손을 놓고 말았다. 그때서야 비로소 자신을 보고 웃었다.

 "아하! 밑이 바로 땅인지를 진작 알았더라면 그렇게 오래도록 고생하지 않았을 것을…" 

 중국의 우언이다. <鹿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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