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코로나19 민간의료 현장 지원을 위한 군의관 파견사업에서 인천지역을 배제하자 다시 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동·미추홀갑)국회의원은 7일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군의관 6명을 시와 협의해 인천의료원에 배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

허 의원에 따르면 국방부는 당초 가천대 길병원을 비롯해 인하대병원, 인천의료원 등 인천지역 의료기관에 각각 2명씩 총 6명의 군의관을 4일부터 파견하기로 했다. 이들을 포함해 수도권 전체 공공·민간병원에 총 53명의 군의관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방부는 이 같은 계획을 철회했다. 인하대병원이 군의관 파견이 필요치 않다는 의사를 인천시에 전달했고, 시가 이 의견을 중수본 및 국방부에 전달하자 인천을 아예 배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의료원은 군의관이 파견될 것을 대비해 숙소까지 마련한 상황이었지만 하루 만에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코로나19 중증환자는 경증환자와 달리 환자 한 명을 돌보기 위해서는 의료진 3~4명이 필요하다. 인천의료원이 17개 병상을 추가 확보하면 50∼60명의 전문의가 필요해진다. 현재 전문의 10여 명이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하는 인천의료원 입장에서는 앞으로 중증환자가 입원하게 될 경우 당장 인력 부족을 겪게 된다.

이와 관련해 허 의원은 기존에 파견하기로 했던 군의관 6명을 3개 의료기관에 나눠 배치하는 것이 아닌 인천의료원에 배치해 줄 것을 제안했다. 중수본은 국방부와 협의해 군의관 파견을 재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중수본 관계자는 "당초 인천지역에 파견 예정이던 군의관은 이미 다른 지역으로 가기로 결정된 상태"라며 "국방부와 협의해 빠른 시일 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허 의원은 해외 입국자 임시생활시설로 재지정할 것으로 알려진 영종 로얄엠포리움호텔의 대체 시설로 주변 A호텔을 제시했다.

로얄엠포리움호텔은 투숙객들이 인도에 침을 뱉거나 무단이탈 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돼 왔다. 중수본은 당초 지난달 31일까지 운영하기로 했지만 최근 연장 방안을 검토하자 허 의원이 반대 의사를 전하는 동시에 주거지와 멀리 떨어져 있는 A호텔을 언급했다.

허종식 의원은 "무단이탈 등 사고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과 기존 시설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만큼 대체 시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A호텔을 활용할 경우 입소자와 확진자 인원을 공개하고, 안전조치와 지역경제 상생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kyr@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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