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평온의숲. /사진 = 용인시 제공
용인평온의숲. /사진 = 용인시 제공

‘몸은 못 가지만 마음만은 조상님들 곁에….’

경기도내 지자체들이 운영하는 봉안시설이 추석을 맞아 대규모 행렬을 이루는 귀성객으로 인한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운영을 임시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해 고향에 가려던 시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9일 도내 일선 시·군에 따르면 수원도시공사는 3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추석 연휴 5일간 종합장묘시설인 수원연화장 운영을 중단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를 시행할 만큼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는데다 연화장 시설개선공사로 인해 수용 가능한 주차공간이 127면으로 줄면서 명절 때마다 9만 명이 넘게 방문하는 참배객 수용이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연화장 관계자는 "코로나19 예방과 시설 보수로 인해 연화장 방문이 어렵다고 안내하고 있다"며 "대신 연휴 앞뒤로 2주씩 4주 동안 사전 예약을 받아 방문하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용인시도 용인평온의숲의 봉안시설 방문객을 연휴 5일 동안 하루 400명씩으로 제한한다. 사전에 예약한 유가족 100명이 1시간 30분가량 차례를 드리고 나오면 1시간 동안 해당 시설을 소독한다. 이후 다른 유가족 100명을 다시 입장시키는 방법으로 봉안시설을 운영한다. 특히 유가족 휴게실 및 제례실을 폐쇄하고 실내 음식물 섭취도 금지한다. 유가족 전원은 마스크 착용은 물론 열화상카메라를 통한 발열검사도 받아야 한다.

구리시는 추석 연휴기간 시립묘지를 전면 폐쇄하기로 하고, 집합제한 행정명령을 내렸다. 시립묘지 출입구에는 통제선을 설치한다. 추석 연휴를 전후한 21∼29일, 다음 달 5∼11일에는 시립묘지를 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 기간 시립묘지에서는 성묘 인원을 최소화하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음식물 섭취도 금지된다.

성남시영생사업소는 14일부터 10월 14일까지 사전 예약제를 운용하기로 했다. 추석 명절에 영생사업소 시설은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회사원 김모(38)씨는 "아무래도 명절에 모이는 친척 대부분이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고령층에 속하다 보니 올해 추석 차례를 어떻게 조상들에게 드릴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 지자체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이 밀집되기 쉬운 추석 연휴기간 성묘·벌초 시 집단감염이 우려됨에 따라 시설 운영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가족과 지역사회 공동체 안전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인 만큼 철저히 준수사항을 지켜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김강우 기자 kkw@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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