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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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카이브
손장원 인천재능대학교 교수
  • 기호일보
  • 승인 2020.09.11
  •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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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장원 인천재능대학교 교수
손장원 인천재능대학교 교수

언젠가부터 서울역사박물관이 운영하는 서울역사 아카이브를 자주 방문한다. 이곳은 서울학 관련 자료 데이터베이스로 2014년부터 일반시민에게 역사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 자료는 물론 다른 지역 자료도 많아 유용하다. 고해상도 자료는 별도로 신청하면 사용할 수 있고, 웹에서 제공하는 자료도 연구용으로 충분하다. 서울역사 아카이브에서 인천자료를 다운받을 때마다 인천에서도 이런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인천에는 인천광역시립박물관, 화도진도서관, 인천개항박물관 등 공공기관이 상당량의 근대 개항기 자료를 소장 중이며, 수준 높은 자료를 가진 개인 소장가도 여럿이다.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여건은 충분하다는 말이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 했던가. 인천에 산재한 자료를 한곳으로 모으고, 이를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오래 전 소장가 몇 명이 모여 이에 대해 논의했으나, 거기서 멈추고 말았다. 모든 참석자가 인천아카이브  필요성에는 동의하면서도 선뜻 자신의 자료부터 내놓겠다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많은 경비와 노력을 기울여 수집한 자료를 아무런 대가 없이 공개하라는 요구는 좋은 태도가 아니다. 그들의 노력에 상응하는 보상을 검토하면서 설득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성공적인 인천아카이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공공이 먼저 나서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과거의 자료를 수집 정리하는 작업과 함께 해방 이후 우리 손으로 생산한 문서와 관련 자료를 정리하는 국가기록원의 인천 버전인 인천기록원 설립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몇 해 전부터 여러 사람들이 인천기록원 설립 필요성을 주창하고 있지만 가시적인 움직임은 없다. 빠른 시일 내에 인천기록원이 설립돼야 마땅하나 그럴 만한 여건이 아니라면, 인천자료 아카이빙이라도 먼저 시작해야 한다. 

현재 인천에는 인천시 시사연구팀, 인천시립박물관,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인천문화유산센터 등 아카이빙 작업을 수행할 역량을 갖춘 기관이 활동 중이다. 이 기관들은 그동안 착실하게 인천 연구를 진행해왔고, 관련 자료도 많이 갖고 있다. 업무 분장과 함께 인력보강이 선행되면 인천자료 아카이빙은 즉시 시작할 수 있다. 공공영역에서 소장 중인 자료를 바탕으로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개인 수집가의 자료를 구입하거나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자료를 지속적으로 확충하면 된다. 

마침 인천문화유산센터가 한국전쟁 70년을 맞이해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 보관소(NARA)가 소장 중인 인천 자료를 모았다. 이번에 확보한 자료는 그동안 NARA에서 한국전쟁 당시 미군기록을 집중적으로 수집한 연구자의 자료 중에서 인천자료 총 205점(사진 196점, 동영상 9점)을 선별한 것이다. 현재 도서발간 작업이 진행 중이며, 지면에 담지 못한 사진과 동영상은 10월 중 제물포 구락부에서 전시회를 통해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라 한다. 

그동안 NARA가 소장한 인천자료를 단편적으로 볼 수 있었지만, 한꺼번에 사진과 동영상을 모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방 후 인천 역사를 제대로 살피기 위해서는 NARA의 인천자료를 폭넓게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인천문화유산센터가 해외에 있는 인천 관련 자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할 계획이라 하니 기대가 크다.

인천아카이브를 담당할 기관은 정책적 판단에 따라 결정될 사안이나, 서울역사 아카이브 사례를 참고해 인천시립박물관이 나서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시립박물관 소장 자료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다른 기관의 데이터를 모아 아카이브를 만들고, 개인 소장가들의 자료를 파악해 빠진 자료를 보완한 인천아카이브가 세상에 나오는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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