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전 폐선으로 운행을 멈췄던 수인선 협궤열차가 광역철도로 거듭나며 12일부터 다시 인천과 수원을 달리게 된다. 10일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어시장 소래철교 옆에서 수인선 전철이 지나가고 있다.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25년 전 폐선으로 운행을 멈췄던 수인선 협궤열차가 광역철도로 거듭나며 12일부터 다시 인천과 수원을 달리게 된다. 10일 인천시 남동구 소래포구어시장 소래철교 옆에서 수인선 전철이 지나가고 있다.이진우 기자 ljw@kihoilbo.co.kr

‘수인선’이 폐선 25년 만에 전 구간 개통된다.

10일 인천시에 따르면 수인선은 마지막 미개통 구간인 수원~한대앞 19.9㎞의 3단계 사업이 12일 연결되면 2012년 오이도에서 송도를 잇는 1단계와 2016년 송도에서 인천역까지의 2단계 개통에 이어 52.8㎞ 전 구간이 완전체로 운행하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10일 고색역 3번출구에서 ‘25년의 다짐, 수인선과 함께 새롭게 펼쳐질 국가 철도의 미래’라는 슬로건으로 수인선 개통행사를 열고 시승열차에 탑승해 운행을 최종 점검했다. 행사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김현미 국토부 장관과 박남춘 인천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등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수인선 완전 개통에 따라 인천~수원 간 전철 이동시간은 서울 구로를 거쳐야 했던 구간이 직접 연결되며 90분에서 70분으로 20분이나 단축된다. 또 인천역에서 수원역을 거쳐 서울 청량리까지 분당선(수원역~청량리역)으로 원스톱으로 연결되는 길이 100㎞가 넘는 광역도시철도 탄생과 함께 수도권 남부 연계철도망 완성으로 시민들의 교통편익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수도권 전철 노선 중 1호선(소요산~신창 166.7㎞), 경의·중앙선(임진강~지평 128㎞)에 이은 3번째 긴 노선(108.1㎞)이다.

수인선 개통으로 인천발 KTX 사업도 차질 없이 추진될 전망이다. 최근 국토부는 2021년 정부 예산(안)에 국가사업으로 추진하는 평택∼오송 2복선화사업 설계비 등에 315억 원의 예산을 편성함에 따라 수인선 구간을 공용하는 인천발 KTX 사업 추진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에 시는 인천발 KTX의 2025년 개통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천발 KTX는 수인선 송도역을 시점으로 수인선 개통 구간인 초지역, 어천역을 지나 경부고속철도에 연결된다.

특히 수인선 개통은 광역철도 개통이라는 의미를 넘어 서민의 애환을 싣고 인천과 수원을 오갔던 옛 협궤열차의 추억을 소환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일제강점기인 1937년 개통한 수인선은 폐선이 확정된 1995년까지 58년 동안 서민의 삶이 묻어나는 사랑방이자 친구 같은 정감이 있는 열차였다. 표준궤도(1.43m)의 절반에 불과한 ‘꼬마열차’로 불린 협궤열차는 일제의 수탈 목적으로 건설됐지만 폐선될 때까지 인천과 수원을 오가는 학생들의 발이자 연인들의 사랑과 친구들의 우정, 그리고 상인과 농어민의 생계를 위한 서민적이고 따뜻한 교통수단 역할을 했다.

수인선은 영화 속 배경이 되기도 했고, 열차에서 펼쳐지는 고달픈 서민의 삶은 시로 표현되기도 했다. 협궤열차를 오가며 만나는 연인의 애달픔이나 시장에 내다 팔 광주리에 담긴 생선과 과일을 안고 하루를 시작하는 서민들의 애환은 소설 속 이야기로 담겨지기도 했다.

문학평론가인 조성면 박사는 "수인선은 해방 이후 경인지역을 동서로 잇는 유일한 교통망으로서 장터로 가던 시민과 통학 학생, 소래포구나 송도유원지로 몰려든 청춘남녀의 설렘이 가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2의 개통을 맞는 수인선이 그동안 다소 침체됐던 지역 간 교류를 만들어 내는 거듭남의 철도이자 인천과 경기 여러 도시를 관통하는 도시 네트워킹의 좋은 예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식 기자 dsha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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