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택시. /사진 = 연합뉴스
전기택시. /사진 = 연합뉴스

인천시가 추진 중인 친환경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중 전기택시 보급 실적이 특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시에 따르면 ‘2020년도 전기자동차 민간 보급사업’ 중 친환경 전기택시 보급을 위해 편성된 예산의 집행률은 7월 말 기준 4%에 그쳤다. 확보 예산 5억 원 중 실제 집행된 예산은 2천만 원에 불과하다.

시는 미세먼지 배출 저감 및 대기 질 개선 정책 중 하나로 시민들의 친환경자동차(전기자동차) 전환에 예산 지원을 하고 있다. 전기택시의 경우 전환을 원하면 시비 200만 원, 환경부 1천400만 원 등 총 1천600만 원을 지원한다. 시는 올해 250대 보급을 목표로 했지만 현재까지 보급된 전기택시는 10대뿐이다.

시와 인천시의회 등은 전기택시 보급사업이 지지부진한 이유로 ‘인프라 부족’을 꼽고 있다. 특정 시간 목적지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 택시 특성상 충전이 필요할 때 언제 어디서든 충전이 가능해야 하지만 인천은 현재 전기차 충전소 위치가 대부분 아파트나 공공기관 주차장으로 한정됐다. 또 일반 택시보다 자주 배터리를 교체해야 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전기택시를 원하는 택시기사가 적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시도 사실상 올해 전기택시 보급 목표 달성은 어렵다는 판단이다. 시는 최근 사업 변경 공고를 내고 전기택시 몫의 예산을 승용·초소형 전기자동차 보급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계획을 일부 수정한 상황이다.

박성민 시의원은 "택시가 하루 평균 달리는 거리와 전기차가 충전 한 번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에 차이가 있는 등 지난해 예산을 세울 때부터 사업 부진은 예견됐던 일"이라며 "인프라 등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단순히 전기차 전환 추세에 맞춰 예산만 세워 집행률이 4%에 그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정두 시 교통국장은 "충전소와 배터리 교체 등 전기택시를 운전하고자 하는 사람이 아직은 적어 보급사업은 차질이 있을 것 같다"며 "앞으로 각종 지원이나 인프라 구축 등 사업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희연 기자 khy@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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