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의 최후 승자는? 흔희 사마의를 지목하는데 그리 흔쾌하지 못하다. 소설에서 굳어진 그의 이미지가 지나치게 정략적이거나 제갈량과의 결전에서 보듯 여러 모로 부족해 농락당하기 일쑤고 다행히 제갈량이 오장원에서 병사했기에 승전 장군이 된 인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사마의는 결코 무능하거나 정략만으로 버틴 인물이 아니다. 그는 원래부터 앞에 나서길 싫어했고, 집안의 흥망에 보다 관심이 많은 입장이었으며 최적주의자로 손꼽을 만한 나름의 철학을 지니고 있었다. 오장원에서 제갈량이 병사하기 직전, 사마의는 촉한의 사신을 맞이했다. 계속 도전을 했으나 굳게 수비만 하는 사마의를 격동지계로 끌어내려는 제갈량이 여인의 옷과 머릿수건 등을 보내면서 ‘대군을 거느린 위 제국의 총사령관이 출전하기 겁난다면 이 여인의 옷을 입고 부끄러움을 알아라. 사나이라면 날을 잡아 결전하자’는 편지까지 동봉했다. 그때 사마의는 촉의 사신으로부터 "승상께서 밤늦게까지 일하고 크고 작은 군무를 일일이 직접 처리하며 식사는 조금밖에 못하신다"는 얘기를 듣자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식사는 조금밖에 못 먹고 일은 번잡하니 어찌 오래 살 수 있겠느냐’고 하면서 더욱 수비를 굳혔던 것이다.

  <삼국지리더십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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