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인성 인천 중구청장
홍인성 인천 중구청장

최근 한국철도공사가 인천역의 화물수탁 기능을 일시 중지하고 7월 25일부터 석탄부두에 적치된 석탄의 인천역 운송을 중단했다. 일부 석탄화주가 유연탄 수입항만을 인천에서 군산 등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산항으로 변경된 부분을 제외한 석탄 수입량은 계속 석탄부두로 입고된다. 석탄부두에 적치된 석탄 운반은 화물차 운송이 70%, 열차 운송이 30% 정도였는데, 30%인 석탄의 열차운송은 중단됐지만 70%를 차지하는 연간 약 90만t의 석탄은 여전히 화물차에 실려 안산, 포천 열병합발전소 등으로 계속 운송되고 있다.

석탄부두는 1988년 10만 t급 1선석(선석 길이 240m, 선석 수심 11m)으로 완공돼 1989년부터 현재까지 운영되고 있다. 연간 입고량은 2002년에는 151만4천 t까지 이르렀으나 조금씩 감소해 지난해인 2019년에는 127만8천 t이었다. 석탄부두에 적치된 석탄의 약 92%는 강원도 영월, 충북 단양, 경기도 안산·포천 등으로 운반돼 소비되며 적치량의 약 8%만이 인천에서 사용되고 있다. 한마디로, 석탄부두가 소재한 중구의 구민들은 대부분 다른 지역에서 사용되는 석탄을 야적장에 보관하고, 화물차·열차에 적재하고 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분진으로 30년 넘게 고통을 당해온 것이다.

특히, 석탄부두에서 석탄을 싣고 출발한 화물차에 덮개를 설치하고, 주기적으로 세차를 하는 등 먼지저감을 위한 조치를 취했다 해도 화물차가 도로를 달리는 중에는 필연적으로 분진을 발생시키며, 교통혼잡도 유발해 그로 인한 피해와 불편은 상상 이상이다. 이렇게 석탄을 운반하는 화물차량이 연 3만 대 이상 운행됐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화물차들이 지나는 지역 주민들이 지난 30여 년간 분진과 소음, 교통혼잡으로 겪은 고통과 불편은 감히 짐작하기 어렵다.   

한편, 인천 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분기별 1회 인천시 관내 83개 주요도로 재날림먼지를 측정하고 있다. 도로 재날림먼지란 석탄 같은 가루 물질 낙하, 자동차 배기가스, 타이어 마모 등에 의해 도로 위에 쌓여 있던 먼지가 차량의 이동에 의해 대기 중으로 다시 날리는 먼지를 말하며, 이는 차량 이동에 의해 증가된다. 이와 같이 석탄을 운반하는 화물차가 석탄 가루를 흘려 도로에 쌓이고 그것이 석탄 등을 실은 화물차에 의해 다시 공기 중으로 흩날리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석탄부두에서 석탄을 실은 화물차(전년도 11월에 3천775대, 12월에 3천975대)가 이용하는 축항대로 118번길, 축항대로, 서해대로의 재날림먼지 농도(2014~2018년 평균치 88~105㎍/㎥)는 현재 서구의 매립지 진출입도로 재날림먼지 농도(2014~2018년 평균치 87~177㎍/㎥)에 버금가는 농도를 기록했다. 이 재날림먼지 농도는 연안부두 제일 안쪽에 위치한 석탄부두에서 석탄을 싣고 중구 원도심 주민들의 주거지를 통과하는 화물차가 배출했을 분진이 지역 주민들에게 얼마나 나쁜 영향을 줬을지 추측하게 하는 자료이다.

또한, 석탄연료 사용은 기후변화의 주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요즘 사상 유례없이 긴 장마, 국지성 집중 호우 및 빈번한 태풍은 기후변화와 영향이 있으며, 각종 질병의 원인 또한 이와 연관성이 있다고 한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석탄사용을 줄이고 재생 에너지 사용에 나서고 있으며, 우리 정부도 그린 뉴딜사업 등 재생에너지 사용을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 중구도 우리 정부의 정책 방향에 발맞춰 이미 10년 전부터 온실가스 주범인 석탄연료 사용을 제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온실가스 감축 이행, 교육과 캠페인 등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 동참할 것이다. 

이제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인천항만공사는 지역 주민들로 하여금 지난 30여 년간 석탄부두 운용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고, 지역경제가 활로를 찾도록 지원해야 한다. 두 기관에 ‘제3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2016-2020)’에서 고시한 대로 2020년까지 남항 석탄부두 기능을 폐쇄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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