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훌륭한 경관디자인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사업자를 선정한다. 인천 송도국제도시 8공구 R2블록(말발굽 형태의 상업용지) 개발 방향이다.

13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에 따르면 인천도시공사는 올해 하반기 송도 8공구 R2블록(전체 면적 15만8천900㎡)의 토지매각 계획을 접고 이같이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공사의 입장 선회는 R2블록 매각에 앞서 이곳 주민대표들과의 면담 등을 통해 이루어졌다. 주민들은 송도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랜드마크 시설과 학교부지 확보, 학원 등 교육부대시설 및 병원, 의원시설 부족 해소, 제안공모 시 R2블록 안에 있는 공원용지(NP7)의 공공기능 확대를 위한 적정 토지가격 책정 필요, 우수 경관 위해 주민 참여 경관평가 공모방식 진행 등 다양한 요구사항을 도시공사 측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공사는 이를 토대로 이달 중에 경관디자인 가이드라인을 수립한 뒤 우선 청라 시티타워처럼 국내 설계업체 등을 대상으로 10월에 아이디어 공모에 나설 계획이다.

2019년 11월 기공식을 한 시티타워(높이 448m, 지하 2층, 지상 26층)는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07년 1월 22일 국제아이디어 공모에 나서 디자인을 선정한 뒤 사업자를 정했다.

도시공사는 R2블록의 훌륭한 개발 밑그림이 정해지면 인천경제청과 협의를 통해 올해 안에 최종 경관디자인을 확정하고, 2021년 초 사업자 공모에 나서 인허가 절차와 함께 하반기에는 사업에 나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주민들의 의견(랜드마크)을 반영한다면 사업시행자는 초고층 시행능력을 갖춘 국내 대형 건설사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이 유리할 전망이다.

여기에 도시공사는 현재 R2-1, R2-2, R2-3 등 3개 필지로 된 토지이용계획을 주민들 요구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4개 필지로 확대하고 허용용도의 완화 등을 인천경제청과 협의하고 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의 민원사항을 해결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의견 청취에 나섰다"며 "그러다 보니 송도 R2블록의 개발을 아이디어 공모 후 사업시행자를 선정하는 쪽으로 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도 "도시공사가 R2블록의 개발 아이디어를 정해 오면 적극적으로 협의해 사업이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고 했다.

한편 R2블록은 2013년 인천시가 부채 감축과 재정건전화를 위해 인천경제청으로부터 자산이관을 받아 도시공사에 현물출자한 땅으로, 도시공사가 그간 두어 차례 토지 매각을 추진했으나 주민 반발로 무산됐다.

인치동 기자 airin@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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