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남 의왕시 내손2동 주민자치위원장
정연남 의왕시 내손2동 주민자치위원장

의왕시가 주민 스스로 지역사업을 결정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주민중심의 주민자치회를 2021년부터 시범 운영한다. 주민자치회는 1998년 IMF 국가 부채 위기상황 속에서 공공부문 개혁요구와 정부 조직 축소 논의가 본격화됐다. 1999년 읍면동 기능개편으로 주민자치센터가 설치 운영되기 시작하면서 주민자치센터는 주민들의 편의복리 증진을 도모하고, 지역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기 위해 주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읍면동사무소에 각종 문화복지 프로그램과 편의시설을 설치했다. 주민자치센터의 운영에 관한 사항을 심의 자문하기 위해서 읍면동사무소에 주민자치위원회를 두게 된 것이다. 

이어 2013년 5월 28일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 체제 개편에 관한 법률’이 제정·시행됨에 따라 주민자치회의 설치와 기능, 구성 등에 관한 규정이 정립됐다. 이에 따라 주민자치회는 2013년 7월부터 1차 시범 실시로 31개 읍면동에서 시작해 2019년 말까지 전국에서 408개소로 대폭 확대된 것이다. 의왕시 주민자치회 시범운영이 타 지방자치단체보다 출발 시점이 다소 늦었지만, 그래도 주민을 위한 주민에 의한 민주적 의사 결정을 통해 지역 문제를 스스로 찾아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가슴 뿌듯하게 느껴지지만, 한편으론 지역 현안들을 직접 찾아 사업 계획부터 예산 집행까지 일련의 과정들을 모두 처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 한편으론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내손2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주민센터에서 통장협의회, 새마을협의회, 체육회, 자율방범대, 상인회 등 10여 개 단체연합 송년 모임에서 지역 발전을 위한 경기도 공모사업에 공동 참여를 제안하는 한편, 올해 1월 ‘내손2동 마을자치연합’을 결성했다. 10여 개 단체로 구성된 내손2동 마을자치연합은 재개발 사업으로 인한 이주와 지역적 특성으로 인한 아파트단지와 일반 주택단지의 이질감 해소를 위해 이웃 간 공동체 화합의 장을 마련하고 이주지역에 대한 방범 활동을 위해 ‘경기도 마을자치 공동체 지원 공모사업’에 참여해 2천만 원의 지원금을 받기도 했다. 

또한, 더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해 우선 추진해야 할 사업에 대해 온·오프라인을 통해 제안 접수 결과 총 21건이 접수돼 4차례에 걸친 실행위원회 협의를 거쳐 ▶학의천 힐링문화공원 조성 ▶내동공원 어린이 물놀이장 조성 ▶동아·대우아파트∼엘센트로아파트 간 인도교 설치 ▶복지로∼서울구치소 간 연결도로 개설 ▶학의천 서머 시네마 운영 ▶내손초교∼주민센터 문화의 거리 조성 ▶주민센터 방향 내손체육공원 데크계단 설치 등 최종 7건을 주민 우선사업으로 채택했다. 주민자치를 위한 권한과 책임이 주민들에게 주어진 만큼 또 한발 늦게 출발한 만큼 최대한 시행착오를 줄여 정상적인 궤도에 빨리 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풀뿌리 주민자치 활성화와 민주적 참여의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첫째, 지역사회에 능력과 재능을 기부할 수 있는 주민자치회 위원의 공개 모집에 열정과 능력, 전문성을 지닌 다양한 분야에 많은 위원이 참여하는 것이다. 둘째, 주민자치 핵심은 지역 내 마을 의제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육아에서 노인까지 다양한 분야의 계발에 주민 참여가 요구된다. 셋째, 지역에는 주민자치회 외에 통장협의회, 새마을협의회, 바르게살기협의회, 체육회 등 7개 사회단체가 활동하고 하고 있으므로, 각 단체별 특성에 맞는 분과 활동에 참여하는 것이다. 넷째, 주민자치회를 시범 운영하고 있는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시의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주민자치회의 자율성과 연속성 확보를 위해 사업을 통한 수익금·후원금 등에 대한 장기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끝으로, 우리 속담에 ‘가까운 데를 가도 점심밥을 싸 갖고 가거라’라는 말이 있다. 이는 무슨 일에나 준비를 든든히 해 실수가 없게 하라는 말이다. 

주민자치회가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 체제 개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기존 주민자치위원회의 관주도형 프로그램 운영 중심 방식을 탈피해 주민 스스로 지역사업을 결정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 주민중심의 자치를 실행하는 것으로, 사전에 타 지방자치단체의 운영 실태, 문제점 등을 면밀히 검토·분석하고 준비해 다가오는 2021년에는 의왕시의 주민자치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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