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에서 주요예산사업 업무보고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인천시의회 제공
14일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에서 주요예산사업 업무보고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인천시의회 제공

코로나19로 침체된 인천지역 문화예술을 활성화해야 할 인천문화재단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인천시의회에서 나왔다.

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는 14일 열린 인천문화재단 주요예산사업 추진상황보고에서 지역 문화예술계의 어려움을 해소할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재단이 제출한 보고서에 ‘코로나19로 사업추진이 어렵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 반면, 이에 대한 대안은 제대로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천아트플랫폼과 트라이보울은 휴관으로 대면프로그램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서 예산 집행율이 각각 16.2%와 6.3%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재단이 내놓은 대책은 ‘논의하겠다’, ‘검토하겠다’, ‘고려하겠다’ 등이 다였다. 시민문화활성화지원 사업 중 집행율이 1.4%로 가장 낮은 인천왈츠는 ‘향후 대체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사업구조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 재단의 대책이었다.

예산 3억3천만 원 중 집행액이 없는 것으로 보고된 지역문화가치 창출사업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사업 지연, 사업방식에 대해 ‘협의 후 진행 예정’ 등으로 기재했다.

이에 대해 문화복지위원회 위원들은 재단이 대책을 제시해야 할 시기를 놓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성준 위원장은 "코로나19가 하루 아침에 온 것도 아니고 문화예술인이나 시민들의 문화향유권을 위해서 정말 많은 대안과 정책들이 나와야 하는 시점에 지금도 고민 중이라는 식의 보고는 받을 이유가 없다"며 "코로나로 어렵다는 말을 할게 아니라 전문성 바탕으로 대응을 발 빠르게 해서 문화예술인 힘든 상황을 풀어줄 수 있는 대안을 내놔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상임위 위원들은 사업의 추진상황을 알기 힘든 재단의 보고 방식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중간에 계획이 바뀐 사업은 시민들이 그 과정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해야 하지만, 재단은 현재 상황만을 기재하는 등 사업을 연속적으로 파악할 수 없게 했다는 것이다.

이에 위원들은 업무보고 후 이어지는 질의응답을 거부하고, 이달 중 자료를 다시 제출할 것을 재단에 요구했다. 또 시 문화관광국에는 관리책임을 물었다.

전재운 위원은 "상반기 상임위 때도 문화재단 업무보고를 거부한 적이 있는데, 오죽하면 상임위에서 업무보고를 안 받겠느냐"며 "가뜩이나 코로나 때문에 문화예술계가 힘든데 어떻게든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부서에서 대안을 찾아달라"고 주문했다.

박찬훈 시 문화관광국장은 "지도감독하는 기관으로서 재단의 업무보고를 못 챙긴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재단을 더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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