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40대 후반 시민이라고 밝힌 박모 씨는 지난 10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은수미 성남시장 선거캠프 자원봉사자들의 공공기관 부정채용 의혹의 진실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국민청원을 올렸다.
이는 지난 2016년 총선에서 낙방한 은 전 국회의원의 운전기사로 1년 여간 활동한 최모 씨가 조직폭력배 출신이 대표인 기업으로부터 차량 편의를 받았다는 불법수수 폭로에 이어 관계자에 의한 두 번째 폭로라는 점에서 거센 파장이 예상된다.
청원 글에서 박 씨는 "저는 2018년 시장 선거 당시 은 후보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3개월간 활동한 이후 은 후보의 최측근이라 불리는 관계자로부터 모 유관기관 사무국장으로 채용될 수 있도록 얘기해 놨다고 들었고, 면접 후에는 출근통보도 받았다"며 "하지만 채용관련 구설수에 휘말릴 것 같은 생각과 양심에 가책을 느껴 입사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또 "한 달 뒤에도 캠프 관계자가 저에게 전화해 시청 직원 채용에 (사전)얘기를 해놨으니 채용시험을 보라고 했지만, 제의를 거절했다"며 "그리곤 한때나마 캠프에서 자원봉사하면 나중에 도움 좀 받겠지 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반성하고, 투병 중인 아버지를 간병하며 일용직 근로자로 살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캠프출신 자원봉사자들이 줄줄이 시청과 산하기관 임기제 및 공무직에 무더기로 채용되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됐고, 저들이 아무런 노력 없이 취업한다는 것에 분노와 자괴감이 들었다"며 "선거가 치러진 해 뽑은 서현도서관 공무직(자료정리원) 채용에는 15명 중 무려 7명이 캠프 자원봉사자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은 시장 최측근의 친조카부터 은 시장과 매우 가까운 자원봉사자의 친딸, 선거대책위 간부의 조카 등 모두 자원봉사자로 활동했거나 이들의 자녀 또는 조카였다"며 "준사서자격증이 필수 자격요건인 다른 도서관과 다르게 당시 서현도서관은 특별한 자격요건이 없었고, 이후에는 다른 도서관과 같은 조건으로 강화됐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이러한 내용을 수개월 전 경찰에 제보했지만,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며 "최근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국) 사태 등 청년들을 좌절시키고, 취업 의지마저 상실시키는 일들에 진실이 꼭 밝혀져 억울한 청년들이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국민청원을 올렸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청원은 현재 1천 명 넘게 동의한 상태로, 사전 동의 100명 이상에 해당돼 관리자가 검토 중이다.
성남=이강철 기자 iprokc@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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