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연 인천문인협회 회장
김사연 인천문인협회 회장

한시름 놓았다. 인천시민문예대전 공모를 앞두고 어떻게 홍보를 할까 고민했는데 인천교통공사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매년 10월 9일에 열리던 한글날 기념 글짓기대회는 나름대로 공을 들였지만, 아쉽게도 시 지원 대상 사업에서 제외돼 폐지됐다. 첫째 이유는 홍보 부족으로 참가 인원이 적었다는 평가 결과였다. 진작 인천교통공사의 홍보 협조를 받았으면 민족의 자랑이며 자존심을 되새기기 위한 한글날 기념 백일장 행사가 계속 이어지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하지만 행사를 한글날 당일에만 치러야 하는데 공교롭게도 그때는 학생들의 시험 기간이다. 외국인들의 참여가 없었다고 했는데 적은 예산으로 행사를 치르다 보니 일반 시민 수상자들도 약소한 상품권이나 상장만을 받으러 오지 않겠다고 하고 우편 배송은 안 된다고 해 직접 찾아가 전달했기에 외국인의 참여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인천문인협회는 얼마 전에도 인천교통공사의 큰 도움을 받았다. 서울지하철을 이용할 때마다 인천지하철 이용객도 이런 문화적 혜택을 누렸으면 했는데 드디어 인천시의 지원과 인천교통공사의 협조를 받아 뜻을 이루게 됐다. 

인천시는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으로 안겨줄 수 있는 적절한 사업을 제안하면 선정해 비용을 지원해 준다고 했다. 인천지하철 1호선 승강장 안전문 시(詩) 게첨 사업을 구상하며 우선 인천교통공사에 협조를 구했다. 인천교통공사는 이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며 자체적으로 포스터까지 제작해 각 역에 게시했다. 그 결과 일반 시민 200여 명과 인천문인협회 회원을 합쳐 300여 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예상외의 큰 호응이었다. 엄격한 심사 결과 이 중에서 100편이 선정됐다. 더 많은 작품을 뽑고 싶었지만 주어진 지원금의 한도에서 어쩔 수 없었다. 작품 심사 과정에서 글의 전문가인 문인협회 회원들 작품만 채택되는 것 아닌가 하는 시민들의 노파심을 잠재우기 위해 4명의 심사위원 중 1명은 교통공사 측이 추천한 심사위원을 모셨다. 인천 사랑을 주제로 하고 안전문에 게첨할 수 있도록 10행의 시를 원칙으로 하는 규정을 지킨 작품을 우선했기에 문인협회 회원의 응모 작품도 절반밖에 채택되지 않았다. 

인천시민이 지하철에서 시를 읽을 수 있도록 안전문 사용을 흔쾌히 허락해주고, 인천 예술 발전을 위해 인천시민문예 공모까지 홍보해 준 인천교통공사에 감사의 뜻을 표하기 위해 약소하나마 개인적으로 마련한 음료수를 전달했다. 그러나 인천교통공사 정희윤 사장은 음료수를 현장에서 코로나19 방역에 수고하는 직원들에게 전달했다고 했다.

"아! 이것이 청렴한 공직자의 표상이구나!" 순간, 가슴 깊은 곳에서 뜨거운 감동의 물결이 일었다. 전에 6년간 인천시약사회장직을 역임했던 나는 조상일 인천시약사회장에게 모두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인천지하철이 인천시민의 건강한 발이 될 수 있도록 위문품을 전달하자고 제안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난 9월 8일, 인천교통공사에서 음료수 1천 병 전달식을 했다. 

제31회 인천시민문예대전 공모 부문은 시, 소설, 수필, 동화(동시), 희곡·시나리오 5개 분야다. 시와 시조 부문의 당선작 상금은 70만 원이며 5편 이상 작품(장시 제외)을 제출하면 된다. 소설 당선작 상금은 100만 원이며 원고지 80매 내외여야 한다. 수필 당선작 상금은 70만 원이며 15매 내외 작품 3편을 응모해야 한다. 아동문학 부문 상금은 70만 원으로 동시는 5편 이상(장시 제외), 동화는 2편 이상(원고지 30매 내외)을 응모해야 한다. 희곡·시나리오 부문 상금은 70만 원으로 원고지 80매 내외여야 한다. 작품 마감은 10월 31일까지이며 인천문인협회(1004munin@hanmail.net)로 보내면 된다. 각 부문 당선자는 등단 자격을 인정받아 인천문인협회에 가입할 수 있다.

한편, 인천문인협회는 인천지하철 1호선과 2호선 홍보와 함께 그동안 각종 공모에 응모했던 시민들의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통해 작품 공모를 독려하고 있다. 인천사랑 제31회 시민문예대전에 코로나19로 우울한 날을 보냈던 시민들이 많이 응모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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