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은 유난히도 장마 기간이 길었다. 기상관측 이래 최장 기간이었다고 한다. 장마로 인해 논밭이 침수되고나면 농작물에 병충해가 발생하게 된다. 제때 방제하지 않으면 수확물이 줄어들게 된다. 흉년농사를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설상가상으로 장마가 끝나자 태풍까지 연이어 겹쳐 농민들은 방제에 엄두도 못냈다. 방제가 뒤따라야 하지만 제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소식이다. 게다가 맑은 날씨가 드물어 습도가 높은 날이 지속됐다. 논밭이 물에 잠기고 많은 농지들이 흘러 들어온 각종 쓰레기까지 쌓여 농작물이 제때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있다. 일조량의 절대 부족으로 전국의 농작물들이 생육이 부진하다.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병충해 확산으로 농업 생산이 감소하면 농업인은 말할 것도 없고 국가 경제적으로도 크나큰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 늦은 방제로 인한 피해는 농촌뿐만이 아니다. 최근 인천지역 도심 곳곳에서 유실수와 가로수의 천적으로 불리는 송충이떼가 출몰, 주택 벽까지 타고 오르는 등 주민들에게 불안감을 주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송충이는 사람 피부에 닿으면 알레르기나 가려움증 등 피부병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해충 민원이 쇄도하자 인천시는 군·구별로 관할 산림과 공원, 가로수 등에 대한 해충 방제 작업에 나서고 있다 한다. 

지자체들도 올해는 특히 잦은 기상이변으로 방제 기간이 평년보다 늦어졌음을 인정하고 있다.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은 무엇보다 올해는 예년과 달리 길어진 장마와 집중호우, 잦은 태풍 등으로 인해 방제작업을 하지 못한 기간이 길어져 보다 많은 송충이 등 해충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이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각 지자체들은 통상 산림의 경우 국비를 지원받아 매년 5월부터 10월까지 집중 방제작업을 벌여 왔으며, 도심 내 공원 및 가로수에 대해서는 자체 예산을 들여 수시 방제를 진행해 왔다. 방제 시기가 다소 늦었다고 하지만 지금이라도 서둘러 농작물은 말할 것도 없고 산림, 도심 공원 등에 대한 방제에 진력해야 하겠다. 관계 당국과 지자체들은 해충이 더 번지기 전에 서둘러 방제 작업에 철저를 기할 것을 재삼재사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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