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이런 거 쑥스러워서 못했어요. 하하." 인천시 부평구 삼산동에 위치한 귀금속 전문업체 엠제이티파니의 김태영 대표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연신 겸연쩍어 했다. 예전에는 봉사현장 촬영도, 인터뷰도 쑥스러워 고사했지만 마음을 다르게 먹고 이번 인터뷰에는 응했다는 그에게 계기를 묻자 "누구든 나눌 수 있음을 사회에 널리 알릴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작은아버지에게서 주얼리 기술을 배우면서 귀금속 제조·유통·판매업에 발을 들였다. 당시에는 ‘기술’이 있어야 먹고살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기에 작은아버지 집에서 먹고 자면서 시계수리공 기술을 배웠다. 금은방 한쪽에 스티로폼과 담요를 깔고 자는 생활을 1∼2년 정도 했다는 그에게 어떻게 그런 힘든 생활을 버텼느냐고 물으니 "타지에서 남의 집 생활을 하며 많이 힘들다. 그래도 시골에 계신 부모님이 고생하시는 모습을 보며 잘 살아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힘든 시절이 있었기에 돈을 벌면 꼭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다고 한다. 마침내 기회가 생겼고, 그 기회를 잡은 것 뿐이라며 나눔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부평JC특우회, 로타리클럽, 라이온스클럽 등 다양한 조직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봉사와 수혜자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생겨났다고 한다. "봉사활동을 했지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제대로 된 봉사를 못하는 것 같아서 만족을 못했어요. 그러던 와중에 지인의 권유로 적십자 활동을 같이 하게 됐죠."

김 대표는 인천RCY위원회를 시작으로 대한적십자사의 고액 개인 기부자 클럽인 레드크로스아너스클럽(RCHC) 가입, RCHC 부부 동반 가입 그리고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의 상임위원으로 재임하며 적십자를 통한 나눔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적십자와 인연을 맺고 보니 밖에서 볼 때는 몰랐던 것을 많이 알게 됐다. 굉장히 많은 좋은 일들을 하고 계시고, 직원분들이 헌신적으로 일하는 것을 봤다"며 오랜 세월 적십자와 함께 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일신동에 위치한 송암복지재단의 파인트리홈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직접 치킨을 튀겨 주는 봉사도 하고 있다. 파인트리홈은 가정 해체와 부모의 방임, 학대 등으로 보호와 양육을 받지 못하는 아동들을 보호하고 치료·교육하는 아동 양육 전문기관이다. 김 대표는 이곳에서 27년 가까이 봉사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본래 JC특우회 회원들과 함께 하던 활동인데 여러 사정으로 유지가 힘들어지자 제가 받아서 우리 회사 직원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보육원 아이들이 달려 나와 고맙다고 인사하고 맛있게 먹어 줄 때면 참 뿌듯합니다."

김 대표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끈기’가 아닌가 싶었다. 많은 역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살아온 삶이라는 감상을 받았다. 그리고 이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기제라고 생각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우울감인 ‘코로나 블루’에서 분노의 감정인 ‘코로나 레드’가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는 코로나19와의 싸움이 지속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끈기 있게 삶을 살아가야 한다. 상황을 인정하고 변화한 새로운 일상에 적응한다면 코로나19가 가져온 우울감과 분노를 우리 안에서 다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적십자 나눔에 함께 하시는 분들] 

민호특공대 6천394만 원, ㈜폴젠코리아 40만 원, 홍학수 30만 원, ㈜디에이치라이팅 30만 원, ㈜그랜드관광 20만 원, 신우식품㈜ 20만 원, 경동택배 인천남동고잔634영업소 6만 원, 보건약국 5만 원, 청원치과의원 5만 원, 아쿠아플러스㈜ 5만 원, ㈜대동기전 5만 원, 시카고치과병원 5만 원, 새롬식품 5만 원, 변호사이재교로앤택스사무소 5만 원, 시원설비공사 4만 원, 연세심치과의원 3만 원, 비에스엘(BSL) 3만 원, 경서분말야금 3만 원, ㈜토림건설 3만 원, 취화선 3만 원, 진영금속 3만 원, 흥익산업 3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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