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 = 연합뉴스

인천시 서구의 유일한 한부모가족 복지시설인 인천마리아의집이 폐지 위기에 놓였다. 코로나19로 경제 사정이 힘든 상황에서 오는 12월까지 거처를 옮겨야 하는 입소자들은 막막함을 호소하고 있다.

17일 인천시와 서구 등에 따르면 10여 년간 국·시비 등을 지원받아 인천마리아의집을 운영해 온 민간법인이 더 이상 시설을 운영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최근 밝혀 와 연말께 문을 닫을 계획이다.

법인은 지난달 말 시설 입소자들에게 12월 10일까지 다른 시설로 옮기거나 임대주택 등 새로운 거처를 찾아야 한다고 전달했다.

하지만 입소자들은 짧은 기간 내 거처를 옮기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재 시설에서 지내고 있는 네 가구 중 임대주택 입주로 가닥을 잡은 것은 한 가구뿐이다. 그마저 예비 순번이라 입주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당장 임대주택을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나머지 세 가구는 다른 시설에 들어가는 것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문제는 서구의 유일한 시설인 인천마리아의집이 문을 닫으면 옮겨 갈 곳이 타 기초단체 시설밖에 없다는 점이다.

인천의 한부모시설은 미추홀구 3곳, 연수구 2곳, 중구·남동·부평·서구 각 1곳이 운영 중으로, 입소자들은 어느 곳으로 가든 삶의 터전을 바꿔야 한다. 자녀의 학교는 물론 한부모가족의 돌봄 공백을 줄이기 위해 인근에 구한 직장까지도 옮겨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고 입소가족들이 임대주택과 타 지역 시설 외의 주거지로 옮기기에는 경제 사정이 여의치 않다. 입소자들은 시설에 머물 수 있는 최대 3년의 기간을 염두에 두고 자립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입소기간이 2년이 되지 않은 두 가구는 자립지원금도 받을 수 없는데다,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입소자들은 최근 코로나19로 수입까지 불안정한 상태다.

이렇다 보니 입소자들은 시설을 계속 운영할 수 있는 다른 법인을 찾아줄 것을 행정기관에 요청하고 있다.

입소자 A씨는 "이 지역에 정착해 자립까지 하려고 모자원에 왔는데 겨우 학교에 적응하고 안정된 아이를 데리고 다른 곳으로 가라니 막막하다"며 "민간에서 운영하지만 시의 보조금을 받고 있는 시설인데 구와 시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방법을 찾아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아직 법인에서 시설 폐지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고, 12월 31일까지 폐지한다는 계획만 있는 상태"라며 "폐지 신청을 할 때 입소자 조치계획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네 가구와 상담하고 있는 과정으로 안다"고 말했다.

홍봄 기자 spring@kihoilbo.co.kr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KIHOILBO

키워드

#한부모가족
저작권자 © 기호일보 - 아침을 여는 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