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PG) /사진 = 연합뉴스
보이스피싱 (PG) /사진 =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경제 여건에서 서민을 울리는 전화금융사기로 하루 평균 16명이 3억6천만 원 상당의 금전적 손실을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까지 경기남부지역에서 발생한 전화금융사기 피해 건수는 3천982건, 피해금액은 868억 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발생한 피해 건수보다는 18.3% 감소한 것이지만, 전화금융사기 범죄로 구속한 인원은 44.4% 늘어났다. 경기남부청은 이 기간 전화금융사기 사범 5천368명을 검거하고 이 중 387명을 구속했다.

경찰이 올해 전화금융사기를 당한 피해자 사례를 분석한 결과, ‘금융기관을 사칭해 대출해 주겠다’는 수법이 전체의 79.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경찰·검사 등 수사기관을 사칭해 범죄 연루 등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는 수법이 20.7%였다.

사기 피해자에게 돈을 건네받는 방법도 변하고 있다. 과거에는 전화금융사기 일당이 피해자가 송금한 돈을 대포통장으로 받는 유형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전화금융사기 일당이 직접 피해자를 만나 돈을 전달받는 유형이 증가하는 등 대담성이 짙어졌다.

이달 안성에서는 금융기관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대환대출이 가능한데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대출을 받는 것은 금융법 위반"이라고 속여 접근해 상환금·위약금 등 명목으로 5천만 원을 뜯어낸 일당 1명이 구속됐다.

지난달에는 오산에서 저축은행을 사칭해 "저금리 대환대출을 위해서는 기존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 직원을 보낼 테니 상환금을 전달하라"고 속여 피해자 12명에게 1억9천만 원 상당을 편취한 일당 2명이 구속됐다.

같은 달 안산에서는 검사를 사칭해 "당신 명의 대포통장이 범죄에 이용됐다. 보유 중인 예금이 범죄와 관련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내용의 거짓말로 피해자 9명에게 총 3억3천만 원 상당을 갈취한 혐의로 일당 3명이 구속됐다.

상황이 이렇자 경기남부청은 전화금융사기 전담인력을 확대하는 한편 국내외 조직 관리책, 대포전화 유통조직 등 집중 단속에 나섰다. 지능범죄수사대 2개 팀(14명)을 4개 팀(29명)으로 확대하고 광역범죄수사대 2개 팀(10명), 국제범죄수사대 1개 대(18명)를 신설했다. 또 경찰서별로 피해 신고 접수 즉시 강력범죄에 준해 수사·형사·여청·지역경찰 등 영역을 불문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전화금융사기는 평소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며 "의심 전화를 받았을 때 전화금융사기 진단항목 5가지 중 1개라도 해당되면 100% 전화금융사기로 즉시 전화를 끊고 112에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

박종대 기자 pjd@kiho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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